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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증 모면하려 말장난"…"본인도 무혐의 동의"

<앵커>

쿠팡 자회사의 퇴직금 미지급 사건이 무혐의로 결론 나는 과정에서 윗선의 압력이 있었다고 폭로하며 눈물을 흘렸던 문지석 부장검사가 다시 국회에 나왔습니다. 문 부장검사는 외압 의혹 당사자인 엄희준 전 지청 장이 위증 혐의를 모면하기 위해 말장난하고 있다고 주장했는데, 엄 전 지청장은 문 부장검사도 무혐의 처분에 동의했었다고 반박했습니다.

김상민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일용직 노동자에 대한 쿠팡 자회사의 퇴직금 미지급 사건을 무혐의로 처리하란 검찰 상관의 압력이 있었다고 말했던 문지석 부장검사와, 외압 의혹의 당사자로 지목된 엄희준 전 부천지청장이 오늘(23일) 국회 국정감사장에 증인으로 나란히 출석했습니다.

마치 수사기관의 대질조사처럼 진행됐는데, 문 부장검사는 엄 전 지청장이 무혐의 처분 전 자신에게 전화로 9분여간 폭언을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문지석/부장검사 : (엄 전 지청장이 제게) 폭언을 하면서 '월요일 출근해서 대검감찰 지시를 하고 이 사건에 대해서 재배당 조치를 취하겠다'(라고 했습니다.)]

또 앞서 국회에서 의혹을 부인한 엄 전 지청장이 자신의 위증 혐의를 모면하려고 말장난을 하고 있다며, 당시 사건 주임검사도 "엄 전 지청장이 핵심 압수수색 결과를 보고서에서 빼라고 했다"는 말을 두 차례나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문지석/부장검사 : 제가 이 자리에서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판단하신다면 이 자리에서 저를 위증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해도 저는 실질심사 포기하겠습니다.]

엄 전 지청장은 주임검사에게 가이드라인을 준 게 아니라 의견을 들은 거란 주장을 이어갔습니다.

[엄희준/전 부천지청장 : (당시 주임검사가) '쿠팡은 기소하기 어렵습니다' 이렇게 이야기를 해서 제가 주임검사에게 '그렇다면 신속히 처리하자'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문 부장검사 역시 무혐의 처분에 동의했었다며, 문 부장검사가 상부 보고 없이 강제수사에 나섰다가 내부 감찰을 받게 되자 의견을 180도 뒤집었단 주장을 폈습니다.

[엄희준/전 부천지청장 : 두 번에 걸쳐서 담당 부장이 무혐의에 동의를 했고 명시적으로 쪽지에 남겼기 때문에….]

이재명 대통령은 오늘, "일부 사정기관 공직자가 누가 봐도 명백한 불법을 덮거나 없는 사건을 조작하고 만들어 국가 질서를 어지럽히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했는데, 대상 사건을 특정하진 않았지만, 이번 사건 등을 염두에 둔 거란 해석이 나왔습니다.

(영상취재 : 전경배, 영상편집 : 유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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