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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미 투자 '3,500억 달러' 불확실성에 환율 또 상승…반년 만에 1,440원대로

대미 투자 '3,500억 달러' 불확실성에 환율 또 상승…반년 만에 1,440원대로
▲ 2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종가와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3,500억 달러 대미 투자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지속되며 원화가치가 또 하락했습니다.

23일 원·달러 환율은 장 중 1,440원을 넘으며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뛰었습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리지 않고 시장 예상대로 연 2.50%에서 묶었지만 한미 관세 협상이 빨리 풀리지 않을 거란 우려가 환율을 끌어올렸습니다.

안전자산 선호 현상에 간밤 미국 증시 주요 지수가 하락한 가운데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주식을 순매도한 것도 상승압력으로 작용했습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는 전날보다 9.8원 오른 1,439.6원을 나타냈습니다.

환율은 이날 낮 1시쯤 1,441.5원까지 뛰었는데, 이는 지난 4월 29일 수준입니다.

장 중 1,440원대에 오른 것도 지난 5월 2일(장 중 고가 1,440.0원) 이후 처음입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이날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2.50%로 유지했습니다.

시장에서는 수도권 집값 상승세, 높은 환율 수준 등을 고려하면 한은이 이달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금통위 결과가 시장 예상에 부합했는데도 원·달러 환율이 상승한 이유로는 3,500억 달러 규모 대미 투자 불확실성이 꼽힙니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한 달간 환율 상승의 대부분(4분의 3)은 미·중 갈등에 따른 위안화 약세, 일본 확장정책 기대감에 기인한 엔화 약세, 우리나라 관세 문제, 3,500억 달러 대미투자금 조달 우려 등 지역·국내 요인에 의한 것이었다"고 말했습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지난 16일에 이어 이날도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 막판 협의를 벌였습니다.

미국 측이 전액 선불을 요구하는 3,500억 달러 대미 투자 패키지 구성이 주요 쟁점인데, 김 실장은 만남 직후 "일부 진전이 있었다"면서도 "논의를 더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미 양측은 다음 주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타결하는 것을 목표로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이날 공개된 미국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시간이 조금 걸릴 것 같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히면서 불확실성이 다시 커졌다는 반응이 나왔습니다.

또 우리 측이 8년간 매년 250억 달러씩 대미 투자를 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는 보도에도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직접 투자 규모가 2천억 달러로 줄어도 외환시장 충격이 불가피하다는 것입니다.

이 총재는 이날 시장 조달을 크게 늘리지 않고 우리가 자체 보유한 자산에서 이자나 배당 등을 활용해 공급할 수 있는 외화 자금 규모가 연간 150억∼200억 달러 정도라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증시 매도, 역외 달러 매수 등 수급 요인도 이날 환율을 끌어올렸습니다.

코스피는 이날 전장보다 38.12포인트(0.98%) 내린 3,845.56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약 4,072억 원을 순매도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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