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317억 원이나 들여 지은 전남 여수시립박물관이 잇단 누수 논란에도 보수는커녕 수개월째 방치되고 있었는데요. 수억 원의 혈세를 또 들여 일단은 보수하겠다는 여수시의 입장에 '업체 편의를 봐주는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왔습니다.
정의진 기자입니다.
<기자>
비닐로 덧대어진 천장.
바닥에는 각양각색 양동이들이 나뒹굽니다.
혈세 317억 원을 들여 지은 여수시립박물관인데, 잇단 누수 이후에도 수개월째 보수 없이 방치되고 있습니다.
여수시의회가 논란만 키우고 있는 여수시의 이 같은 안일한 행정에 질타를 쏟아냈습니다.
우선 반복된 누수입니다.
[주재현/여수시의회 기획행정위원장 : 1차적으로 5월에 물이 샜어요. 누수가 됐어. 근데 6월에 준공이 나. 그럼 이해가 안 되잖아요?]
결과적으로 준공 이후 얼마 안 돼 또 누수가 발생하면서, 형식적인 절차에 그쳤다는 지적입니다.
하자 보수를 해야 할 시공사와 방수업체 등의 편의를 봐준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습니다.
이들 업체에 책임이 있다면서도, 우선은 혈세 2억 원을 들여 여수시가 보수하겠다는 건 행정 편의주의에 기반한 '궁여지책'에 불과하다는 목소리입니다.
[이찬기/여수시의회 기획행정위원 : 여수시에서 뭐 하러 돈이 얼마나 많다고 시 돈으로 하자보수를 한다고 이런 말을 하고 있어요?]
[주재현/여수시의회 기획행정위원장 : 4개 업체에서 서로 핑퐁 치는 식의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다고 해서 '야 머리 아프니까, 우리가 급하니까 우리 시비 들여서 하고 그다음에 비율대로 구상권 청구하자' 이거 어디서 나온 발상이에요?]
여수시는 박물관 개관이 오는 12월에서 다시 내년 3월까지 미뤄져, 보수를 더 이상 늦출 수는 없었다는 입장입니다.
[김인옥/여수시 문화유산과장 : 박물관이 여수 숙원사업 아닙니까? 그래서 기왕이면 그래서 빨리 마무리해서 개관을 빨리하자는 목적도 있었거든요.]
결국 여수시는 시 예산 수억 원을 들여 우선 보수한 이후 해당 업체들에 구상권을 청구하겠다는 당초 계획을 재검토하기로 했습니다.
(영상취재 : 염필호 KBC)
KBC 정의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