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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보도본부장 퇴장 조치'…"건강한 언론 위해 지적 계속" [스프]

[이브닝 브리핑]


이브닝브리핑 이브닝브리핑
지난 20일 비공개 업무보고장에서 MBC 보도본부장을 퇴장시킨 최민희 국회 과방위원장이 어제, 오늘 잇따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습니다. 어제 <친 국힘 편파보도가 자랑스러웠나!>에 이어 오늘 오전 한 시간 여 간격으로 <국감 질의 전 MBC보도본부장께 교정교열을 받을까요?>와 <MBC 국감 관련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힙니다> 등 3건입니다. 최 위원장은 오늘 글에서 이번 일의 발단과 본인이 보도본부장에게 나가라고 한 경위를 자세하게 밝혔습니다. 당사자인 MBC는 물론 진보 보수를 가리지 않고 여러 매체에서, 또 한국기자협회까지 최 위원장에 대한 비판을 쏟아내고 있는 상황에서 공식적으로 입장을 낸 걸로 풀이됩니다.


이틀째 잇단 입장문…'편파적 보도에 질의했을 뿐인데 왜 부적절?' 최민희 위원장 페이스북 캡처
최 위원장이 오늘 올린 글의 요지는 이렇습니다. 최 위원장은 10월 19일 MBC 뉴스데스크에 보도된 기사(고성·막말에 파행만..'막장' 치닫는 국감)가 양비론을 가장해 국민의힘 위원 편을 들었기에 보도본부장에게 질의했지만 "개별 보도에 대해 질의하는 건 부적절하다"는 답을 들었다고 했습니다. 이어 '편파적으로 보도할 수 있지만 사실은 있는 그대로 보도해달라는 당부를 하기 위해 질의를 한 것인데 왜 이것이 부적절한가'라고 되물었습니다. 보도본부장 퇴장에 대해서는 '제 질의에 부적절하다고 평가하며 답변을 완강하게 거부했기 때문에 그 자리에 있을 필요가 없어 나가라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국감 질의 전 MBC보도본부장께 교정교열 받을까요?]
민주당의원은 근거자료를 가지고 주장했고 국힘의원은 막무가내였으며 삿대질에 쌍욕을 퍼부었습니다. MBC는 양비론을 가장해 그 국힘의원 편을 드는 기사를 보도했고 비공개국감에서 제가 물었습니다. 이거 편파적이지 않냐는 취지로. MBC 보도본부장에게 MBC가 친국힘 극 편파보도를 해도 비공개국감에서 편파적이지 않나? 묻지도 못할 정도입니까
[MBC 국감 관련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힙니다]
해당 리포트에 대해서는 MBC 내부에서도 지적이 있었던 것으로 들었습니다. MBC 내부에서도 문제점을 공유했다는 것인데, '비공개 국감'에서, 보도에 언급된 제가 입장을 밝히고, 문제의식을 전달한 것이 대체 왜 부적절하다는 것입니까? 국감 업무보고를 하는 자리에 참석한 MBC 임원이 국회의원의 질의에 대해 부적절하다고 '평가'하며 답변을 완강하게 거부했기 때문에 그 자리에 있을 필요가 없어 나가라 한 것입니다. 답변을 안하겠다는 분이 굳이 그 자리에 앉아 있을 필요는 없었습니다.


MBC 보도 어땠길래..'욕설문자 주체 혼돈 주고 위원장 발언도 오인케 해'
최 위원장이 페이스북에서 지적한 19일 당일 MBC 보도는 아래와 같습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고성과 막말이 끊이지 않고 있다는 내용에 이어 최 위원장이 위원장인 국회 과방위에서 욕설 문자를 놓고 공방이 붙었다고 전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김우영 의원이 국민의힘 박정훈 의원이 보낸 욕설 문자를 전화번호와 함께 느닷없이 공개한 겁니다.

[박정훈/국회 과방위원 (국민의힘)]
"이 찌질한 XX야라고 문자가 왔어요. 그래서 제가 거기다 뭐라고 답을 했냐. 이 창의력 없는 인간아."

[김우영/국회 과방위원 (더불어민주당)]
"'인간 대 인간으로 옥상으로 올라와' 그랬어요."

피감기관을 앞에 두고 욕설 문자의 진위를 가리는 '코미디' 같은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최민희/국회 과방위원장 (더불어민주당)]
"내가 본인이 '이 찌질한 x아' 문자를 보냈더니, 바로 곧장 '이 찌질한 XX야'라고 답장이 왔다."

급기야 공개가 원칙인 국감장에서 기자들까지 퇴장시켰습니다.

[최민희/국회 과방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제가 결정합니다. 기자분들 나가주십시오."

- MBC 뉴스데스크 보도 中(10월19일)

최 위원장이 문제를 삼은 지점은 3군데입니다. 'MBC가 김우영 의원이 박정훈 의원의 욕설문자에 답을 보내지 않았음을 확인했음에도 김 의원이 욕설 문자를 보낸 것처럼 인식되게 보도했다' '최 위원장 발언조차 앞뒤를 잘라내고 마치 최 위원장이 박 의원 주장이 사실인 것처럼 말하는 것으로 인용하기도 했다' '기자 퇴장은 언론보도로 인한 또 다른 갈등이 생기지 않도록 하고 회의장 질서를 안정시키기 위한 것이며 기자 퇴장 자체가 회의 비공개가 아니다'

MBC 내부와 기자협회의 비판.."방식 장소 모두 부적절..언론 독립 침해"
MBC 기자회는 21일 성명을 내고 "최 위원장의 문제 제기는 대상도 방식도 장소도 모두 부적절했으며, 권력기관의 언론 간섭으로 오해받을 소지가 크다"고 비판했습니다.
MBC 조직 구조상 개별 보도의 책임은 보도국장에게 있다. 상급 임원인 보도본부장이 이레 관여하는 것은 방송법상 명백한 월권이다.. 방송관계법을 총괄하는 국회 상임위원장이 공영방송의 업무보고 자리에서 보도 관련 임원을 상대로 퇴장을 명령한 행위는 명백한 부적절함을 넘어 언론의 자유에 대한 위협으로 비칠 수 있다. 이러한 태도는 권력기관이 언론을 위압하거나 간섭하는 것으로 오해받을 소지가 크다.

한국기자협회도 22일 성명서를 통해 "최 위원장의 압박성 발언은 명백한 언론 독립 침해행위'라면서 "최 위원장은 즉각 사과하고 자신의 태도를 바로 잡아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현직 국회의원이자 집권 여당의 과방위원장인 최 위원장은, 자신에 대한 보도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면 공개적이고 합법적인 절차를 통해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충분한 권한을 가지고 있다. 언론중재위원회 등 공적 기구를 통한 구제 절차 또한 언제든 활용할 수 있다.. 더욱이 이에 대한 언론계의 정당한 비판이 제기되자, 최 위원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비공개 국감에서 한 문장 지적도 못 견디겠느냐"고 되려 MBC를 재차 압박했다. 매우 유감스러운 태도다.


"필요하다면 계속 지적" 글 썼다 국감 중 "성찰하겠다"
최민희 위원장은 시민단체 대표와 평론가, 국회의원을 역임하면서 '어느 순간도 언론의 자유와 방송독립의 신념을 저버린 적이 없다'고 스스로 밝혔습니다. 거듭된 글로 최 위원장 본인이 어떤 지점에서 문제를 제기하는 지와 보도본부장 퇴장 조치에 이른 내심의 이유는 드러났습니다. 최 위원장은 3번째 페이스북 글 말미에선 "앞으로도 필요하다면 국회에서든 어디서든 계속 지적할 것이며 그것이 건강한 언론을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적었습니다.

그런데 최 위원장의 해명을 받아들이더라도 19일의 일을 온전히 지적으로 여길 수는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최 위원장은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등 방송 규제기관들을 감독하는 국회 상임위원회의 장입니다. 특히 방미통위는 MBC 최대주주인 방문진의 이사 임명권을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보도에 대한 답변의 내용과 태도를 문제삼아 위원장이 MBC 보도본부장 퇴장 조치까지 한 것은 선의의 지적을 넘어 권한을 이용한 압박으로 비칠 수밖에 없습니다.

오늘 국감장에 출석한 권태선 방문진 이사장은 관련 질의에 "유감스러운 일"이라면서 "개별 보도에 대해서는 묻지 않는 게 국회 관례"라고 답했습니다. 권 이사장의 발언 이후 최 위원장은 "유감 표명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성찰해보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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