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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막뉴스] 남의 집에 3번 무단 침입했지만 구속 기각…그 이유는

한 남성이 아파트 4층 복도 창문을 넘더니 외벽을 타고 아래층 베란다로 들어갑니다.

베란다로 들어와 집안 곳곳을 뒤지기 시작하는 남성.

여성의 속옷 냄새를 맡는가 하면 속옷을 개어 놓기도 하는 등 괴이한 행동을 합니다.

주인 없는 집에 무단으로 침입한 이 남성, 심지어 1시간 사이 세 차례나 같은 집을 들락날락하는 대범한 모습을 보입니다.

피해자들 신고로 사건 발생 2주 뒤 남성을 체포한 경찰은 2차례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한 번은 검찰에 반려되고, 또 한 번은 법원에서 기각됐습니다.

남성이 초범이고 재범과 도주의 우려가 없다고 판단한 겁니다.

[경찰 관계자: 법원에서 영장 기각하는 건 딱 두 가지 이유밖에 없어요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가 없다' 딱 그 이유지 다른 이유는 없습니다 스토킹 잠정 조치는 1, 2호는 수용이 됐고(1호 서면경고, 2호 100m 이내 접근 금지) 4호가 기각됐는데 4호는 말 그대로 유치하기 한 달간 유치하는 거니까 그 정도까지 필요성은 없다고 본 거죠.]

이 남성은 범행 당시 술에 취해 기억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가해자 주장과 달리 남성이 자신의 범죄행위를 인식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조은경 교수 / 동국대학교 경찰행정학부: 처음에 들어왔을 때는 그런 지문을 지우려는 행동들을 하지 않았는데 두 번째 세 번째부터 그게 나타나거든요 자기 행동의 의미를 점점 깨달아 가고 있다라는 것을 시사하죠 만취해서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라고 하는 것과는 모순된 행동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내버려 두게 되면 가해자는 아마도 분명히 다른 대상에게 이런 행동을 반복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생각돼요.]

이 사건으로 정신과 치료까지 받은 피해자들은 가해자가 불구속 상태로 풀려나자 불안한 마음에 다니던 직장도 그만두고 고향으로 떠났습니다.

[김민호 변호사: (피해자들은) 또 찾아오면 어떡하지? 그럼 내가 도망쳐야겠구나 피해자가 왜 가해자를 피해 도망쳐 다녀야 합니까? 수사기관이 적절하게 보호를 못 해주고 있는 거예요.]

(취재: 이선용 / 구성: 노은정(인턴) / 영상편집: 최강산 / 디자인: 이수민 / 제작: 모닝와이드3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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