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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대학생 다른 조직에 팔린 뒤 사망"…범인 더 있다

<앵커>

국정원이 대학생 박 모 씨 살해 사건 주범으로 지목한 A 씨와는 별도로 다른 중국인 범죄 조직이 박 씨 사망에 직접 연루된 정황이 SBS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A 씨 조직이 박 씨를 다른 범죄조직에 팔아넘겼고, 해당 조직의 총책이 또 다른 살해 주범이라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박재연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8월 8일, 캄보디아 캄포트주 보코산 지역에서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박 모 씨는 중국인 범죄조직 안에서 '21호'로 통했습니다.

당시 이 조직에 있던 한국인 23명 가운데 21번째로 들어와 이름 대신 숫자로 불린 겁니다.

박 씨와 함께 감금돼 '2호'로 불린 B 씨는 박 씨가 숨지기 9일 전인 지난 7월 30일 밤, 자신이 속한 중국인 조직에 박 씨가 팔려 왔다고 증언했습니다.

국정원이 살해 주범으로 지목한 A 씨가 박 씨를 다른 조직에 팔아넘겼다는 겁니다.

[B 씨/'2호' 감금 피해자 : 일당에게 심각하게 고문 구타당해서 헐값에(인신매매 시장에) 나오는 게 2천 달러인가 3천 달러인가. 중국인 조직원 2명이랑 조선족 통역이 가서 (박 씨를) 데려온 게 7월 30일 22시경.]

B 씨는 인신매매를 통해 박 씨를 데려온 해당 조직의 총책이 26살 중국인 '하이종'이라고 말했습니다.

[B 씨/'2호' 감금 피해자 : 사람을 사 와서 이렇게 팀을 꾸리자는 것도 돈을 지급한 것도 다 하이종이 다 계획하고 그 조직원들한테 지시한 걸로. 살인도 서슴지 않는 사람이라고.]

박 씨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캄보디아에서 최근 구속기소된 중국인 3명도 하이종의 부하 조직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도피 중인 하이종은 며칠 전 B 씨에게 '다시 같이 일하자'며 캄보디아로 돌아오라는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B 씨/'2호' 감금 피해자 : 제가 앞뒤 사정을 다 아니까 "기회가 되면 협력합시다", 저를 데리고 오겠다는 거죠.]

브로커를 통해 베트남을 거쳐 밀입국할 수 있다며 자신의 음성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하이종/중국인 범죄조직 총책 : 그들(브로커)에게 연락하면 그들이 당신을 위해 준비해 줄 겁니다.]

한국 경찰이 나서는 등 캄보디아 상황이 달라진 걸 아느냐는 B 씨의 질문에 하이종은 "괜찮다. 여전히 정상적으로 일한다"며 "지금은 일본인을 써서 일하고 있고 성과가 좋다"고 자랑도 했습니다.

한국인을 상대로 또 다른 범죄를 모색하는 정황도 눈에 띄었습니다.

[B 씨/'2호' 감금 피해자 : 한국인 관련으로 일을 하려면 5만에서 10만 달러가 필요할 거야 (라고).]

국정원이 지목한 A 씨 조직뿐만 아니라 하이종이 이끄는 범죄조직에 대한 우리 정부와 캄보디아 당국의 신속한 추적도 필요해 보입니다.

(영상취재 : 조창현, 영상편집 : 신세은, 디자인 : 이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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