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과 관세협상 중인 우리 협상팀이 사흘 만에 다시 미국으로 향했습니다. 막판 쟁점 가운데 하나는 대미투자 수익 배분 문제인 것으로 취재됐습니다. 미국 측은 현금 투자 비중을 줄여주는 대신 수익 구조는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바꾸자고 제안한 것으로 보이는데, 우리가 이 요구를 어떻게 매듭지을지 주목됩니다.
강민우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기자>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한미 관세협상 후속 논의를 위해 다시 미국으로 향했습니다.
각각 사흘과 이틀 만의 미국행입니다.
[김용범/대통령실 정책실장 : 양국 간의 의견이 많이 좁혀져 있는데, 추가로 한두 가지 더 아직까지 양국 입장이 팽팽하게 대립하는 그런 분야가 있습니다.]
김 실장이 언급한 '한두 가지 쟁점' 중 하나는 대미투자 수익배분 문제인 걸로 SBS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앞서 미국 측은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펀드를 전액 현금 직접 투자로 하되, 투자로 발생하는 수익은 투자 원금 회수 전엔 한미 양국이 9:1로, 원금 회수 후엔 1:9로 각각 다르게 배분하는 펀드 구조를 제시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협상에서 미국 측은 우리 측에게 현금 투자 비중을 낮추는 경우엔, 수익 배분을, 원금 회수 전 5:5, 원금 회수 후 1:9로 바꾸자고 요구하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현금 투자 비중을 줄여주는 대신, 수익을 더 가져가겠다는 얘기입니다.
지난 7월, 미국이 일본과 타결한 대미투자 수익배분 방식과 같은데, 기축통화 여부나 경제 규모 등을 고려할 때 우리에겐 더 불리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미국 측은 우리나라가 이미 수입하고 있는 미국산 옥수수와 대두의 수입량을 늘리라고 압박하는 상황입니다.
다음 주 경주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양해각서, MOU를 맺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지만, 이러한 쟁점 해결을 통한 '국익 최우선' 협상안 구성이 우선이라는 게 정부 입장입니다.
[김용범/대통령실 정책실장 : 쟁점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 어떤 특정 시점까지만 합의된 그 내용 가지고 MOU하고 그런 안은 정부안에서 지금 고려하고 있지 않고요.]
APEC 정상회의에서 한미 정상이 '톱다운' 방식의 포괄적 합의를 하고, 그걸 문서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데, 이번 협상팀의 방미 결과가 분수령이 될 걸로 보입니다.
(영상취재 : 이병주·김남성, 영상편집 : 남일, 디자인 : 조수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