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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게인 2019?…복기해 본 트럼프-김정은 판문점 회동 [스프]

[이브닝 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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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에이펙(APEC) 개막이 열흘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20년 만에 한국에서 다시 열리는 아시아 태평양 국가 정상들의 회의에 더욱 뜨거운 관심이 모이는 이유, 바로 북미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 때문입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2019년 6월 30일 판문점에서 만났습니다. 일본 G20 정상회의를 마치고 방한하던 트럼프 대통령이 하루 전 29일 오전 8시쯤 자신의 트윗에 "김정은 위원장이 이 글을 본다면 방한 기간 중 DMZ에서 만나 악수하고 인사하고 싶다"고 밝혔고, 북한이 5시간 만에 "정상 간 상봉이 성사된다면 또 하나의 의미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외무성 담화로 답하면서 성사됐습니다. 두 사람은 30일 오후 남북 군사분계선을 오가며 앞선 싱가포르-하노이 정상회담보다도 길게, 55분 간 회동했습니다.


6년 만의 재회 가능? 3가지 긍정, 3가지 부정 신호 이브닝브리핑
먼저 회동 가능성을 짐작케 하는 준비 상황부터 보겠습니다. 1) 2019년 회동 때처럼 미국 준비팀이 지난주부터 한국에 들어온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북미 접촉에 대비한 미국 측의 구체적인 움직임도 있다고 정부 소식통은 확인했습니다. 2) 준비팀 면면을 보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6년 전에는 한국계 앤드류 김 미국 중앙정보국(CIA) 코리아미션센터장이 판문점 현장을 답사했는데, 이번에는 APEC을 앞두고 돌연 주한 미국 대사대리로 지명된 케빈 김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가 비공개로 먼저 방한했다고 합니다. 케빈 김은 2019년 판문점 만남 때에도 실무를 담당했습니다. 3)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을 관할하는 유엔군사령부가 APEC 기간을 포함해 다음 달 3일까지 판문점 특별 견학을 중단했습니다. 6년 전과 마찬가지로 사전 준비 절차로 읽히는 대목입니다.

반면, 이번 시기는 아닐 거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1) 무엇보다 김정은 위원장이 단순 만남을 위해 판문점으로 내려올 유인이 희박하다는 점이 거론됩니다. 영변 비핵화와 대북 제재 해제라는 주고받을 패를 나름 갖췄던 6년 전과 달리 북한은 핵무력 완성을 공언하고 있고 러시아와의 군사협력, 중국 전승절 참석에서 보듯 국제 제재망을 훌쩍 벗어났다는 평가입니다. 당장 아쉬울 게 없다는거죠. 2)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목적이 사실상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담판이라는 점도 봐야 합니다. 호기롭게 내지르다가도 막판에 늘 물러난다고 해서 타코(TACO, Trump Always Chickens Out)라고 불리는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이번 경주 미중 회담, 물러설 수 없는 승부처입니다. 6년 전만큼 북한 문제에 집중할 여유가 없다는 겁니다. 3) 한미 당국의 반응도 아직은 불발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미국에 복귀한 케빈 김은 "이번에는 회동 성사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보고서를 올린 것으로 알려졌고, 위성락 국가안보실장과 강경화 주미대사 역시 "아직 그런 움직임은 없다" "뚜렷한 조짐은 없다"고 선을 긋고 있습니다.


트럼프의 유별난 노벨상 집착, 대화로 이어질까? 이브닝브리핑
6년 전 깜짝 회동을 짐작도 못했기도 해서인지 이번에도 혹시라는 생각을 거둘 수 없는 건 북미 회담을 추동하는 원동력 가운데 하나가 트럼프 대통령의 명예욕이기 때문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정부 때부터 김정은 위원장과의 관계와 만남을 중시하면서 노벨 평화상에 대한 집착을 보여왔습니다.

2018년 싱가포르 첫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은 "많은 나라들이 '트럼프는 평화의 상을 받을 만하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스스로 노벨상을 거론했습니다. 당시 미시간 유세 현장에서 지지자들이 "Nobel! Nobel!"을 연호하자 미소로 화답하며 "노벨평화상이라, 나쁘지 않네요"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싱가포르 회담 이후에도 트럼프는 "내가 아니었더라면 전쟁이 일어났을 것"이라며 "노벨상을 받을 만한 일"이라고 말했고, 실제로 회담 결과를 환영한 노르웨이 국회의원 2명이 트럼프를 평화상 후보로 추천했지만 수상은 불발됐습니다. 이듬해 하노이 정상회담 전후로는 "북한과의 대화를 통해 평화를 이루고 있지만, 그들은 결코 나에게 노벨상을 주지 않을 것이다. 아주 불공평하다"고 여러 차례 뒤끝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2기 정부 첫 해인 올해도 이스라엘-하마스 전 등 여러 전쟁을 끝냈다고 자랑하며 노벨상에 집착을 보였습니다.
"나는 7개의 전쟁을 끝냈다. 어떤 대통령도 이런 일을 해낸 적이 없다. 모두가 내가 노벨상을 받아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9월 23일 유엔총회 연설)"

"노벨상을 받지 못하면 우리나라에 큰 모욕이다. 나는 상을 원하지 않는다, 나라가 받기를 원한다. (9월 30일 전군지휘관회의 연설)"

하지만 올해 노벨평화상은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 마차도에게 돌아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남은 임기 동안 노벨상 추천이 계속된다면 그 공적서에 북미 정상회담 재개 후 한반도 평화 분위기 정착이라는 훈장을 추가하고 싶어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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