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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보스의 욕망'이 수렴하는 경주…큰 판 벌어지나? [스프]

[뉴스스프링] 트럼프·시진핑 국빈 방문, 빅딜에 쏠리는 세계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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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는 스프링이다! 스프링처럼 통통 튀는 이슈를 핵심만 골라 정리해드립니다.

가을의 한복판으로 가는 주말, 심상치 않은 뉴스들이 툭툭 나옵니다. 먼저, 트럼프 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이 이달 말 경주 APEC에 '국빈 방문'으로 방한할 거란 소식입니다. 그리고 교착 상태였던 한미 관세 협상이 다시 분주합니다. 또, 한국과 일본, 타이완의 대기업 총수들이 이번 주말 트럼프의 별장인 미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 모입니다. 골프 회동입니다. 미국 국무부는 중국의 한화오션 제재에 대해 이례적으로 비판 성명을 냈습니다. 뭔가 긴박하게 돌아갑니다.
 

무슨 상황인데?

트럼프와 시진핑의 방한 형식이 국빈 방문으로 확정된 것으로 일부 언론 보도로 알려졌지만, 정부는 공식 발표 전이라며 신중한 기색입니다. 트럼프는 '당일치기'가 아닌 1박 2일로 일정을 잡고, 다자 외교가 아닌 국빈으로, 다른 국빈인 시진핑과 정상회담이 확실시됩니다. 중국은 내년 APEC 의장국이라 인수 절차도 필요해 2박, 혹은 3박이 유력시됩니다. 외국 정상 방문은 통상 실무-공식-국빈 방문 형식으로 나뉘는데 국빈 방문은 의장대 사열, 국빈 만찬 등 최고 수준의 의전이 동반됩니다. 한국은 치열한 패권 경쟁 중인 가장 센 두 사람 '빅 보스'들의 담판 무대를 만든 셈입니다. 물론 미중 정상회담은 미국과 중국이 조율 중이라 통제할 수 없는 변수가 많습니다. 보안과 경호도 최고 수준이지만 서로 의전을 비교할 것이기 때문에 한 치의 빈틈없는 손님맞이 준비를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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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좋습니다. 무역으로 먹고사는 나라에서 두 나라의 갈등이 고비를 넘겨야 우리도 활로를 찾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고래 싸움을 진정시킬 수 있는가에 운명이 달려 있습니다. 미국의 고율 관세 압박에 대응해 피 말리는 관세 협상 중인 한국은 '3천500억 달러 선불'이라는 엄포의 각을 많이 누그러뜨린 듯합니다. 외화 유출 부담을 줄이고 상업적 합리성을 확보할 대안들이 한미 간에 거론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삼성, SK, 현대차, LG, 한화의 총수들이 이번 주말(18일) 트럼프의 별장에서 골프 회동을 가집니다. 레전드 골프 선수인 게리 플레이어의 90세 생일 파티를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이 기획했고 한국 기업 총수들을 초청했습니다. 트럼프가 함께 할 행사여서 대미 투자와 함께 한미 관세 협상을 얘기할 수 있습니다.
 

좀 더 설명하면

한국이 미국에 약속한 3천500억 달러(약 496조 원)의 투자 방식에서 '선불' 납부만을 주장했던 미국의 태도가 다소 바뀌었습니다. 한국은 외환 보유액의 80%가 넘는 금액을 현금 선불로 낼 수 없습니다. 그래서 수시로, 또 무제한으로 원화를 달러로 바꿀 수 있는 통화스와프 체결을 요청해 왔죠. 이게 안 되면 어차피 결렬인 만큼 미국도 흔들리기 시작했고 몇 가지 대안들이 산발적인 보도와 당국자들의 언급으로 거론됩니다.
 
① 달러가 아닌 원화로 보내고 미국이 이걸 달러로 바꿔 투자하는 방식입니다. 이를 위해선 미 정부(재무부)가 보유한 달러 ESF(외환 안정화 기금)을 써야 하니 일종의 미니 스와프인 셈입니다. 하지만 ESF 액수가 크지는 않아 액수가 제한적입니다. 자연스럽게 분할 납부가 가능해집니다.
② 한국 정부가 달러로 주되 매년 버틸 수 있는 외환 보유 한도인 200~300억 달러를 약 10년에 걸쳐 분할 투자하는 방식입니다. 이른바 '삥 뜯기' 성격은 여전하지만 투자 이익 회수와 병행한다면 한결 안정적입니다.
③ 계속 주장했던 대출과 보증 방식 투자입니다. 직접 투자는 최소화하고 한국무역보험공사 등의 투자 대출, 보증 비율을 8, 90%로 높이는 방식입니다. 결국 타결된다면 이들 방식의 부분적 조합이 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미국 실무 장관 선에선 이미 대안의 필요성을 인정했지만 문제는 '선불'을 고집하는 트럼프입니다. 결국 실무 관료들이 대안과 옵션의 틀을 정리하면 한미 정상이 경주에서 담판으로 결정하는 시나리오가 현실적입니다.
 

한 걸음 더

우리 국민의 시선 범위를 넘어 APEC의 시선에서 더 크게 보면 한미 관세 협상은 그중 하나의 이슈일 겁니다. 바로 '미중 관세 협상' 때문이죠. 145% 관세 적용이 유예됐었지만, 미국은 중국산 제품에 현재도 평균 57% 고율 관세를 적용 중입니다. 중국은 미국에 33%의 관세를 적용 중입니다. 지난주 중국의 갑작스러운 희토류 수출 통제 조치에 미국은 11월 1일부터 100% 추가 관세를 예고했고 중국도 맞받아쳤습니다. 만약 경주에서 두 정상의 담판이 결렬된다면 서로가 무려 157%, 133%의 관세를 적용하게 되니 그 타격은 양국뿐 아니라 밸류체인이 연결된 다른 국가들도 줄줄이 입게 됩니다. 장기화되면 파국입니다.

중국은 자국의 막대한 소비재와 원자재 수출의 관세 폭탄, 그리고 반도체와 관련 기술 수출 통제가 아픈 부분이고, 미국은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자국산 대두(콩)의 대중 수출 중단이 아킬레스건입니다. 어찌됐든 미중 정상은 부분적으로라도 통상 긴장을 완화시켜야 합니다. 얼굴을 맞댄 경주 회담에서 '빅 보스 간의 빅딜'이 나올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형국입니다. 만약 빅딜이 이뤄지면 정치적 실익을 확보한 트럼프도 한미 관세 협상에 대해 좀 더 너그러운 접근을 할 수 있습니다. 막혔던 무언가가 한 번에 뚫리는 상황을 기대해 볼 수 있는 거죠. 그 무대를 우리 정부가 조율하는 것도 중요한 기회입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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