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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하러 가는데 캄보디아 거점 떠난 범죄단지…또 한발 늦었나

구하러 가는데 캄보디아 거점 떠난 범죄단지…또 한발 늦었나
▲ '천마'의 텔레그램 채널에 올라온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의 범죄단지가 다른 지역으로 거점을 옮기는 모습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의 범죄단지들이 야심한 밤을 틈타 짐을 챙겨 대거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정황이 잇따라 포착되고 있습니다.

정부가 캄보디아의 한국인 대상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합동대응단을 급파했지만 감금자 구출과 관련자 검거는 더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어제(16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시아누크빌에 거점을 뒀던 범죄단지들은 잇따라 집기와 짐을 챙기고 버스를 대절해 타 지역으로 이주했습니다.

캄보디아의 한 범죄단지 근무자 A 씨는 "시아누크빌은 한 달 전부터, 프놈펜은 열흘 전부터 다른 지역으로 이주하는 중"이라고 했습니다.

범죄단지가 현지 경찰이나 세간의 주목을 피해 거점을 옮기는 일은 이전에도 있었던 것으로 파악됩니다.

캄보디아 프놈펜의 한 범죄단지에서 근무했던 B 씨는 "작년에도 단속이 너무 심해졌다며 다 같이 2시간여 정도 버스를 타고 규모가 더 큰 범죄단지로 이동했던 적이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당시 사장이 관리자에게 캄보디아 고위 경찰 사진과 함께 현금 200∼300달러(약 28만∼42만 원)를 건넸다"라며 이사 과정에서 뇌물을 통해 경찰 단속을 피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통상 범죄단지가 단속을 피해 이주하는 경우 더 외지고 탈출이 어려운 곳으로 들어간다고도 언급했습니다.

B 씨는 "옮겨갔던 단지는 이전보다 담장이 훨씬 높았고 문 앞에 총 든 경비원 6~7명 정도가 상시 대기하는 곳이었다"라며 "그곳에서 탈출은 아예 불가능했다"라고 회상했습니다.

주 캄보디아 대사관은 범죄단지 감금 신고를 한 이들의 메일에 답장하지 않거나 사법 권한이 없다는 이유로 책임을 회피했다는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실제로 대사관 홈페이지에 올린 공지에선 "직접 현장에 출동해 범죄수사, 범인체포, 직접적인 구출 활동은 불가하다"라며 신고 방법 안내와 신속한 처리 요청만 가능하다고 했습니다.

또 "신고 접수 후에도 영장을 발부받은 후 수색에 착수하는 만큼 빠른 경우 1~2일 정도, 최대 일주일 정도 시간이 소요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대사관에 피해 신고를 했었다는 C 씨도 "대사, 영사, 공사에게 구조 요청 메일을 보냈지만 확인하지 않았다"라며 "구조 당시에도 현지 공관에서 한 분도 오지 않았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정부가 범죄단지에 갇혀있는 한국인을 귀국시키기 위해서는 더 많은 단지가 다른 지역으로 이주하기 전에 감금 상황을 파악하고 구조 작업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옵니다.

범죄단지 근무자를 지인으로 둔 C 씨는 "캄보디아 내 여러 단지가 이주 중"이라며 "정부에서 몇 명이라도 더 구출하고 싶으면 하루라도 빨리 움직여야 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사진=텔레그램 캡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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