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얀마 코캉자치구의 범죄 관련 시설 분포
동남아시아 내 조직범죄로 한국인 피해자가 다수 발생한 가운데, 미얀마 북부에서는 '4대 범죄 가문'이 온라인 사기 단지를 조성하고 사기·매춘·도박·마약 사업을 하는 등 '제국'을 만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중국중앙(CC)TV는 현지시간 15일 미얀마 북부의 중국계 거주지역인 코캉 자치구에 있던 범죄조직들의 활동을 대중에 공개하면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이 중 류정샹 등을 수괴로 하는 류 씨 일가는 코캉에서 체계적으로 온라인 사기를 벌였고 이후 규모화를 통해 범죄를 '산업' 수준으로 키웠습니다.
이들은 '코캉 최고 갑부'로 불렸으며, 범죄 관련 금액은 파악된 것만 100억 위안(약 2조 원) 이상으로 알려졌습니다.
범죄별 관련 자금 규모를 보면 사기가 5천억 원 이상, 1조 6천억 원 이상, 알몸 채팅을 통한 갈취가 34억 원, 조직적 성매매가 32억 원 수준입니다.
중국 공안은 2024년 1월 미얀마 측으로부터 류정샹 등 범죄인들을 인도받아 올해부터 사법 절차를 진행 중인데, 류 씨 일가에 적용된 혐의는 사기, 갈취, 불법 구금, 카지노 개설, 조직적 성매매 등입니다.
류 씨는 마약 밀매에서 시작해 푸리라이그룹이라는 기업을 키웠으며, 다른 범죄조직과 비교해 정치적 뒷배가 없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퇴직 정부 인사들과의 관계 형성 등을 통해 기반을 다졌습니다.
푸리라이그룹은 부동산·국경무역·여행업을 비롯해 수력발전·인터넷 등 인프라 건설에도 진출했습니다.
CCTV는 류 씨 일가의 강점은 설비가 완비된 부동산을 직접 온라인 사기단지로 활용해 미얀마 북부로 몰려드는 사기 자금책들에게 '손가방만 들고 오면 입주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들 자금책에게 한 달에 약 2억∼3억 원을 받는 식으로 부동산 임대 서비스를 했다는 것입니다.
또 사기단지에 인력을 공급하는 '중개' 역할을 맡아 인력 모집·수송·밀입국·통제를 하는 등 인신매매에서 주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코캉 곳곳에 사기단지가 만들어지면서 많을 때는 10만 명 가까운 사람들이 이 지역에 몰렸는데, 류 씨 일가는 이 기회를 이용해 그룹 산하 호텔·노래주점 등 유흥시설을 리모델링해 거액을 가진 사기단지 자금책들을 상대로 영업했습니다.
류 씨 일가는 사업 확장을 바탕으로 500여 명 규모 민병대를 조직하기도 했습니다.

또 다른 범죄조직인 웨이 일가의 경우 수괴인 웨이화이런이 미얀마군 산하 국경수비부대 수장을 맡을 정도였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웨이 일가의 웨이성그룹은 2018∼2023년 온라인 사기단지 14곳을 만들었습니다.
사기로 벌어들인 돈은 빠르게 돈세탁을 거쳤는데, 파악된 것만 사기 관련 금액이 1조 2천억 원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 측은 지난 2년간 미얀마 당국과 협조해 온라인 사기를 비롯한 범죄 단속을 진행해 중국 국적자 5만 7천 명 이상을 검거했다고 밝혔습니다.
푸젠성 룽옌시 공안 관계자는 "류 씨 일가의 조직을 와해했지만 중간 간부 및 자금주들은 여전히 동남아 일부 국가에서 계속 악행을 저지르고 새로운 범죄단지를 만들고 있다"면서 타격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사진=중국중앙(CC)TV 캡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