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이나 열쇠처럼 날카로운 물체로 긁은 듯, 대나무에 새겨진 선명한 한글 낙서.
한국인들에게도 인기가 많은 일본 교토의 명소 '아라시야마 대나무숲'이 관광객들 낙서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교토시는 지난 6일 대나무 700그루를 조사한 결과 이 중 350그루에서 낙서를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낙서 내용은 대부분 알파벳으로 누군가의 이니셜이 새겨져 있었는데, 일부에선 한자와 한글 낙서도 발견됐습니다.
문제는 대나무 표면에 한 번이라도 흠집이 생길 경우 이 상처가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교토시는 대나무 낙서 부위에 녹색 양생 테이프를 붙였지만, 이는 오히려 미관상 더 보기 흉하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결국 교토시는 추가 낙서 피해를 막고 미관도 고려해, 훼손이 심한 대나무는 아예 베어내는 벌채를 검토하고 나섰습니다.
할리우드 영화 '게이샤의 추억' 촬영지로도 유명한 아라시야마 대나무숲길은 지난 2018년에도 대규모 낙서 피해로 몸살을 앓았습니다.
이후 코로나19로 관광객이 줄면서 피해가 줄었다가 올해 초부터 다시 낙서 피해가 급증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기획 : 김성화, 영상편집 : 김나온, 화면출처 : 페이스북 갈무리 · 교토 지역 관련 웹미디어 교토피 캡처, 제작 : 디지털뉴스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