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일 서울동부지검으로 출근한 백해룡 경정이 취재진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검찰 '세관 마약수사 외압 의혹' 합동수사팀으로 파견된 백해룡 경정이 출근 첫날 수사팀이 '불법단체'라고 직격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 지시로 수사팀에 파견됐지만, 정작 본인이 뜻한 수사를 할 수 없게 된 상황이라고 강하게 반발한 것입니다.
백 경정은 오늘(16일) 오전 서울동부지검 청사 앞에서 취재진과 만나 "합동수사팀은 위법하게 구성된 불법단체라고 주장해 왔는데 그곳으로 출근하고 있다. 공직자로서 신념이 흔들린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검찰은 수사 대상이다. 검찰 최고 지휘부가 외압 의혹과 관련돼 있다"며 "수사 책임자가 권력자로부터 외압을 받으면 외압을 한 사람까지 수사해야 하는데, 피해당사자가 돼 수사에서 분리돼야 한다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동부지검은 백 경정이 세관 마약 의혹을 수사하다 외압을 겪었다고 주장하는 만큼 5명의 별도팀을 꾸려주고 '외압' 부분을 제외한 수사를 맡길 예정입니다.
이를 두고 백 경정은 "모욕적"이라고 공개 반발해 왔습니다.
백 경정은 다만, '지휘권자의 지시를 따르지 않는다'는 지적에 대해 "그런 적이 없고 단 한 번도 절차를 어긴 적이 없다"며 "지금도 인사 명령이 났고 출근 의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합동수사단을 지휘하는 임은정 동부지검장에 대해서는 "소통하지 않는다"며 불쾌감을 드러냈습니다.
또 "저는 평소 명예롭게 퇴직하신 선배들을 굉장히 존경해 왔다. 그 길을 제가 조용히 걸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도 든다"며 "일단 출근하고 생각을 정리해 기회가 되면 말씀드리겠다"고 했습니다.
백 경정은 발언 와중에 주먹을 불끈 쥐거나 울먹이고,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며 한숨을 내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의 동부지검 파견 발령일은 전날이었으나, 사전에 약속된 방송 출연을 이유로 연가를 내고 출근하지 않았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