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과 영국이 캄보디아를 근거지로 대규모 사기와 인신매매를 해 온 조직을 전격 제재했습니다. 양국 정부는 이 범죄 조직의 자금 흐름과 해외 자산까지 일찌감치 추적해 왔는데 제재 수위도 사상 최대 규모입니다.
장선이 기자입니다.
<기자>
미국과 영국 정부는 캄보디아의 프린스그룹과 30대 중국계인 천즈 회장, 그리고 117개 계열사에 대해 146건의 대규모 제재를 발표했습니다.
여러 계열사를 거느린 프린스그룹은 카지노·부동산·금융투자업을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로는 '스캠 네트워크', 즉 '사기 단지'를 운영하며 인신매매와 온라인 사기, 자금 세탁을 벌여 왔다는 게 양국 정부의 조사 내용입니다.
프린스그룹과 연계된 카지노·호텔 기업 진베이그룹, 범죄자금을 세탁한 가상화폐 플랫폼 바이엑스 거래소, 그리고 대규모 범죄단지를 제공한 자회사도 제재 대상에 올랐습니다.
프린스그룹은 이른바 돼지 도살(pig butchering)이라는 사기 수법을 썼습니다.
돼지를 살찌운 뒤 한 번에 잡는 것처럼 SNS 등으로 피해자와 일단 친분을 쌓아놓고, 투자나 거래를 가장해 큰돈을 빼내 가는 겁니다.
이들은 최소 10개의 사기 조직을 운영하면서 대규모 인신매매와 고문도 자행해 온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캄보디아 교민 : 미국이라든가 영국이라든가 대외적 제재를 한다면 당연히 프린스그룹 외의 다른 조직, 유사 조직들에도 당연히 제재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미 법무부는 도주 중인 천즈 회장을 최대 40년 징역형이 선고될 수 있는 온라인 금융 사기 및 자금 세탁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또, 2천200억 원 규모에 달하는 해외 부동산 자산을 동결하고, 역대 최대 규모인 21조 4천500억 원 상당의 암호화폐 압류 소송도 시작했습니다.
조직적인 초국경 범죄에 강력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됩니다.
(영상취재 : 강시우, 영상편집 : 정성훈, CG : 홍지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