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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공화당 MZ 간부들 채팅 기록 유출…노예제·히틀러 칭송

미 공화당 MZ 간부들 채팅 기록 유출…노예제·히틀러 칭송
▲ 미 공화당 전당대회 (자료화면)

미국 공화당의 MZ세대 청년 간부들이 비밀 채팅방에서 정치적 반대 세력을 강간하자고 주장하는 한편 아돌프 히틀러를 칭송하는 등 인종 차별적 증오 발언도 일삼은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밀레니얼과 Z세대 공화당원 12명이 1월 초부터 8월 중순까지 나눈 2천900쪽 분량의 채팅"을 확보했다며 이렇게 보도하면서 이들의 실명과 직함을 공개했습니다.

채팅 참여자들은 뉴욕주, 캔자스주, 애리조나주, 버몬트주에서 활동 중인 공화당 청년 조직 '청년공화당'(YR) 간부들로, 텔레그램에 비밀 채팅방을 만들어 강성 친(親) 트럼프 기조를 내세워 '청년 공화당' 전국 조직을 장악하기 위한 전략을 논의했습니다.

이들은 정치적 반대자들에 대해 강간해야 한다거나 화형시키겠다거나 가스실로 보내야 한다는 식의 발언을 일삼았습니다.

유대인 비하 발언과 "히틀러를 사랑한다"는 발언도 나왔습니다.

또, 흑인들에 대해 "원숭이", "수박" 등 비하 표현을 쓰고 노예제를 칭송했습니다.

이 채팅 참여자들 중 많은 수는 정부나 공화당 내 조직에서 정치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버몬트주 YR 회장이며 버몬트주 상원의원인 새뮤얼 더글러스와 미국 중소기업청 법무실에서 선임고문으로 일한다고 밝힌 마이클 바텔스도 포함돼 있습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채팅방에서 어떤 여성에 관해 인도계라느니 인도계가 아니라느니 하는 얘기가 나오자 더글러스 의원은 "그냥 목욕을 자주 안 했다는 거네"라며 인종 차별 발언을 했습니다.

캔자스주 YR 회장 앨릭스 드와이어, 부회장 윌리엄 헨드릭스, 청년공화당전국연맹 회장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당시 뉴욕주 YR 회장 피터 준타, 당시 뉴욕주 YR 부회장이었으며 현 회장인 보비 워커, 전 뉴욕주 YR 법무실장 조 멀리그노, YR 전국위원이던 애니 케이케이티 등도 채팅에 참여했습니다.

바텔스는 문제가 될만한 발언을 본인이 직접 하지는 않았으나 증오 발언 등이 나올 때 이를 지적하거나 반박하지 않았습니다.

폴리티코는 채팅 참가자들 중 보비 워커 현 뉴욕주 YR 회장의 경우 채팅 내용이 공개될 경우 큰 문제가 될 수 있음을 인식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채팅이 유출되면 완전히 망할 수 있다는 언급을 했다는 것입니다.

드와이어, 케이케이티, 멀리그노, 헨드릭스, 바텔스 등은 폴리티코의 논평 요청을 사양하거나 이에 응답하지 않았습니다.

현재 마이크 라일리 뉴욕주 하원의원의 비서실장으로 있는 준타는 문제의 발언들에 대해 사과한다면서도 폴리티코 기사에 나온 폭로가 "개빈 왁스와 뉴욕시 청년공화당 클럽이 1년간 치밀하게 벌여온 '인격 암살'"의 일환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준타에 이어 뉴욕주 YR 회장을 맡고 있는 워커는 사과의 뜻을 밝히면서도 "명백히 손해를 끼칠 의도로 비공개 대화가 입수돼 공개됐다"고 주장했습니다.

준타가 이번 폭로의 배후로 지목한 왁스는 뉴욕주 YR이 아니라 뉴욕시 YR의 회장을 지냈으며, 준타와 워커 등 주 YR 간부들과 사이가 나빴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국무부 공공외교 담당 차관 비서실장으로 임용돼 근무하고 있는 왁스는 준타의 주장에 대해 논평을 사양했습니다.

백인 인종 극단주의를 전문으로 연구하는 아트 집슨 데이턴대 교수는 폴리티코에 채팅에 참여한 청년 공화당원들이 트럼프의 언어에 영향을 받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집슨 교수는 트럼프가 적대적이고 선동적인 언어를 지속적으로 사용해서 보수 집단들에서 "공격적 담론을 정상화"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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