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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납치 의심 143건…"80여 명 안전 확인 안 돼"

<앵커>

지난해부터 캄보디아에서 실종 또는 납치된 것으로 의심되는 사건이 143건이라고 경찰이 발표했습니다. 외교부도 지난 8월까지 550명에 대한 실종신고가 접수됐는데, 이 가운데 80여 명은 아직까지 안전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이어서 김보미 기자입니다.

<기자>

"아빠도 할머니도 다른 건 다 필요 없고 건강했으면 좋겠다."

동남아로 출국한 이후 실종된 29살 남성 A 씨가 올해 초 아버지에게 보낸 새해 인사인데, 이 메시지가 마지막이 될 줄은 몰랐습니다.

[A 씨 가족 : 의미심장하게 갑자기 할머니랑 아버지가 잘 지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하고 카톡을 탈퇴했어요. 저희가 연락할 수 있던 연결고리가 그거 하나뿐이었는데….]

A 씨는 4년 전 스스로 돈을 벌겠다고 출국했습니다.

연락이 잘 되지 않다 지난해 중순 돌연 사진과 음성 메시지를 보내왔습니다.

[A 씨가 보내온 음성 녹음 : 할머니 나 OO야. 나 밥 잘 먹고 운동도 열심히 하고 잘 있어. 나 일이 너무 바빠서 정신없이 일하느라 못 찾아뵙고 연락도 못 드리고 있는데….]

[A 씨 가족 : 머리가 많이 빠진다면서 사진을 보내왔거든요. 생각보다 어린 나이에 심한 상태여서 '왜 이렇게까지 됐지'라는 생각을….]

이후 A 씨로부터 연락이 아예 두절되자 올해 4월 가족들은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습니다.

그리고 올해 7월 A 씨가 한국에 들어와 며칠간 체류한 뒤 캄보디아로 출국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A 씨 가족 : 그거를 올해 듣게 된 거죠. 너무 답답하고…. 동생이 어떤 상황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다 멈췄으면 좋겠어요. 다 가족들 품에 돌아왔음 좋겠고….]

경찰은 지난해 1월부터 캄보디아 실종·감금이 의심되는 신고가 143건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중 91건은 신변 안전이 확인됐고, 52건은 수사 중입니다.

외교부가 현재 안전이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파악한 우리 국민은 80여 명입니다.

하지만 A 씨 사례처럼 생사를 알 수 없는 경우가 많아 실종·납치 의심 신고 건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가운데 경찰은 캄보디아에서 고문으로 숨진 대학생 박 모 씨 명의 통장에서 수천만 원이 인출된 사실을 확인하고 자금 흐름을 추적하고 있습니다.

해당 통장이 자금 세탁에 사용됐고, 연루된 관계자가 3명 이상이라고 경찰은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이상학, 영상편집 : 이상민, 디자인 : 박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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