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건진법사 전성배 씨가 오늘(14일) 자신의 첫 재판에서 명품 가방과 목걸이를 김건희 여사 측에 전달했다고 처음으로 인정했습니다. 다만 "금품을 주고받을 당시에 청탁은 없었고, 자신은 전달자에 불과하기 때문에, 알선수재 혐의는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보도에 조윤하 기자입니다.
<기자>
통일교 현안 해결 청탁과 함께 샤넬백과 명품 목걸이를 받은 혐의 등으로 지난달 재판에 넘겨진 건진법사 전성배 씨.
'구속을 받아들이겠다'며 구속 전 심문도 포기했지만, 김 여사에게 금품을 전달했단 혐의는 부인해 왔습니다.
그런데 전 씨가 오늘 열린 자신의 첫 재판에서 김 여사 측에 금품을 전달한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전 씨 측 변호인은 "2022년 4월과 7월,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 모 씨로부터 샤넬 가방과 고가 목걸이를 전달받고, 그 무렵 유경옥 전 행정관에게 전달한 사실은 인정한다"고 밝혔습니다.
전 씨가 김 여사 측에 금품을 건넨 사실을 시인한 건 처음으로, 그동안 샤넬백은 유 전 행정관에게 교환을 부탁했고, 목걸이는 잃어버렸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다만, 전 씨 측은 "수수 당시 사전 청탁은 없었고, 사후 청탁만 존재해 알선수재죄가 성립하지 않고, 자신은 김 여사 측에 전달될 금품을 잠시 점유한 중간 전달자"라며 "범죄 구성 요건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사실관계는 인정하면서도 법적인 요건을 다퉈 무죄를 받겠다는 전략으로 보입니다.
반면 특검팀은 "권력에 기생한 무속인 건진법사의 사익 추구 국정농단이 이 사건의 본질"이라고 규정했습니다.
그러면서 "전 씨는 김 여사와 통일교를 연결한 정교 유착의 매개체로,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김 여사 측은 전 씨 측 주장에 대해 "처음 듣는 제3자 재판에서의 변호인 의견으로, 재판을 통해 대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김승태, 영상편집 : 채철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