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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 시킬 때마다 손 '벌벌'"…"배달 치킨 3만 원 육박에 깜짝 놀라"

"치킨 시킬 때마다 손 '벌벌'"…"배달 치킨 3만 원 육박에 깜짝 놀라"
"가격 때문에 손을 벌벌 떨면서 치킨을 먹습니다. 치킨은 너무 맛있는 단백질 공급원이고 어린 시절 좋은 추억이 되기도 하는데, 가격이 비싸질수록 아이들이 치킨을 먹을 기회를 박탈당할까 걱정되죠."

한 달에 두 번 정도 치킨을 사 먹는다는 대학생 이 모(27) 씨는 12일 이렇게 말하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습니다.

최근 한 치킨업체가 순살 치킨의 조리 전 중량을 줄이고 닭다리살만 들어가던 메뉴에 닭가슴살을 섞어 사실상 가격을 인상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치킨플레이션'(치킨과 인플레이션의 합성어)에 대한 아우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현재 대형 치킨 프랜차이즈에서 치킨 한 마리를 배달시키려면 3만 원에 육박하는 돈을 내야 합니다.

서울 동작구 지역 배달앱을 기준으로 교촌치킨 허니콤보는 2만 5천 원, 비비큐 황금올리브치킨과 BHC 뿌링클은 2만 3천 원, 푸라닭 고추마요 치킨은 2만 2천 원 선에서 판매하고 있습니다.

배달비가 적게는 약 2천 원에서 많게는 약 5천 원까지 추가됨을 고려하면 배달주문 치킨의 가격은 2만 원대 후반에서 3만 원까지 뜁니다.

앞서 지난 4월 지코바치킨이 모든 메뉴의 가격을 2천500원씩 올렸고, 자담치킨도 배달메뉴의 가격을 비싸게 받는 배달가격제를 도입하며 치킨가격을 2천 원 올려 프라이드와 양념치킨 각각 2만 3천 원과 2만 5천 원으로 가격을 조정했습니다.

또 지난달 교촌치킨은 서울 가맹점주 대부분이 배달 앱에서 가격을 2천 원 인상했습니다.

온오프라인에서는 더 이상 "치킨이나 시켜 먹자"를 쉽게 할 수 없는 현실에 대한 아우성이 넘쳐납니다.

대학생 정 모(24) 씨는 "서민음식의 기준은 1만 원 정도로 배불리 먹을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하는데, 치킨은 그 기준에 맞지 않는 것 같다"며 "김밥·국밥 등에 비해 치킨값이 너무 자주 오르다 보니 치킨이 서민음식이 맞는 건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대학생 장 모(25) 씨는 "얼마 전 교환권으로 치킨을 사 먹으려다 치킨 한 마리에 콜라 1.25ℓ 가격이 거의 3만 원에 육박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교환권이 없다면 치킨을 그 가격에 사 먹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치킨값도 비싼데 술도 비싸다 보니 '치맥' 한 번 하려면 큰 각오를 해야 한다"고 푸념했습니다.

엑스 이용자 abso***는 한 치킨브랜드 사진을 게시하며 "어플 할인을 받아 4000원을 할인받고 2만 2천500원에 포장해왔다"며 "비비큐는 한 마리에 2만 5천 원인데 비하면 크게 이득이고, 치킨 물가가 너무 올라서 가성비를 따지며 시켜 먹게 된다"고 적었습니다.

또 'se***'는 "치킨이 2만 8천 원인데 음료수도 안 준다"며 "닭 하나 튀기고 얼마나 뽑아먹으려는 거냐"고 썼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대형마트 즉석조리 코너에서 판매하는 '마트 치킨'은 가성비로 승부하며 소비자들을 끌어당기고 있습니다.

종종 출혈 경쟁도 펼쳐집니다.

롯데마트는 지난 6월 자사의 '통큰치킨' 한 마리를 5천 원으로 판매했습니다.

롯데마트는 치킨 약 10만 마리를 준비했고 행사 기간에 모두 팔렸습니다.

그러자 이마트는 7월 약 3천500원에 치킨을 판매하며 맞불을 놓았고, 홈플러스도 자사 치킨을 약 4천 원에 판매하는 이벤트를 벌였습니다.

엑스 이용자 'chee***'는 "요즘 치킨값이 너무 올라 마트 마감 때 할인하는 간장치킨을 사온다"며 "에어프라이기에 돌려먹으면 정말 저렴하고 맛있다"고 적었습니다.

'Bos***'도 "대형마트에서 치킨을 사서 에어프라이기로 돌려먹은 지 꽤 됐다"며 "갓 튀긴 것처럼 바삭하고 맛있다"고 게시했습니다.

인스타그램 이용자 'hoy***'는 "이마트에 갔는데 알고 보니 치킨 나오는 시간이라 사람들이 줄을 서 있길래 따라 줄을 서서 샀다"며 "닭이 크고 바삭해 가격 대비 정말 괜찮았다"고 썼습니다.

김연화 소비자공익네트워크 회장은 원료에 비해 비싼 판매가와 자율가격제를 치킨플레이션의 주범으로 지목했습니다.

김 회장은 "치킨의 가격에서 원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20%인데, 원료의 가격은 계속 내려가고 있지만 치킨값은 계속 오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각 점포가 자율가격제로 운영되다 보니 같은 치킨도 가격이 천차만별로, 배달료와 수수료 등의 비용을 소비자에 전가하며 물가도 상승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 회장은 "소비자가 치킨의 가격이 어떻게 형성되는지 알 수 있도록 가격 투명성을 강화하도록 정책적으로 감시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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