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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간범들 신상공개' 프랑스 여성 가해한 범인 항소했다 형량만 늘어

'강간범들 신상공개' 프랑스 여성 가해한 범인 항소했다 형량만 늘어
▲ 지젤 펠리코 성폭행범 중 유일하게 항소한 남성

자신을 성폭행한 범죄자들의 신상을 알리기 위해 공개 재판정에 세운 프랑스 여성의 가해자 중 한 명이 1심의 유죄 판결에 유일하게 항소했다가 오히려 형량만 늘렸습니다.

프랑스 남부 가르 항소법원은 9일(현지시간) 지젤 펠리코(72)를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40대 남성 후사메티 도간에게 1심의 징역 9년보다 무거운 징역 10년을 선고했다고 일간 르몽드가 전했습니다.

도간은 2019년 6월 말 지젤의 전 남편 도미니크 펠리코의 제안을 받고 약물에 취해 잠든 지젤을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도간은 항소심에서 지젤이 약물에 취해있었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며 펠리코의 '지배력'에 조종당했을 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성적 행위를 한 것은 사실이지만 성폭행한 적은 없다. 그 여성을 성폭행할 의도가 전혀 없었다"며 "그(피해자)를 매우 존중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항소심 법정에서 지젤은 도간에게 직접 "내가 언제 당신에게 동의한 적이 있냐. 절대 없다"며 "행동에 책임을 지라. 비겁함 뒤에 숨지 말라"고 외쳤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도 도간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며 형량을 1년 추가했습니다.

펠리코는 2011년 7월∼2020년 10월 아내인 지젤에게 몰래 약물을 먹여 의식을 잃게 한 뒤 인터넷 사이트에서 남성들을 모집해 지젤을 성폭행하게 한 혐의를 받았습니다.

펠리코와 그의 제안을 받고 지젤을 성폭행한 남성 49명, 펠리코의 수법을 모방해 성범죄를 저지른 또 다른 남성이 지난해 1심 재판에서 모두 유죄를 선고받았습니다.

이들 가운데 도간만 유일하게 무죄를 주장하며 항소를 제기했습니다.

지젤은 1심 재판 도중 피고인들의 변호인이 그들의 사생활 보호 등을 운운하며 비공개 재판을 요구하자 공개 재판을 하겠다고 맞섰습니다.

당시 지젤은 "부끄러움은 피해자가 아닌 피고인들 몫이어야 한다"는 말을 남겨 많은 성범죄 피해자에게 용기의 아이콘이 됐습니다.

지젤은 올해 3월 미국 타임지가 선정한 2025년 올해의 여성에 포함됐습니다.

지난 7월 14일 프랑스혁명기념일엔 최고 권위 훈장인 레지옹 도뇌르 가운데 슈발리에 등급 서훈자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사진=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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