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 생리의학상 공동수상자로 선정됐으나 연락이 두절됐던 미국의 면역학자 프레드 램즈델이 휴대전화기를 '비행기 모드'로 해 두고 로키산맥 여행을 하느라 연락을 받지 못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프레드 램즈델/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 : 제 휴대전화는 휴가 중이어서 아직 비행기 모드로 되어 있었어요. 아내의 전화가 어떤 작은 마을을 지나갈 때 갑자기 폭발적으로 울리더라고요. 개들을 산책 시키려고 차를 세웠는데, 아내가 '맙소사, 맙소사!' 라고 소리치기 시작했어요.]
램즈델은 면역 세포가 우리 몸을 공격하는 것을 막아주는 '조절 T 세포'를 밝혀낸 공로로, 일본인 학자 사카구치 시몬과 또 다른 미국인 학자 메리 브렁코와 함께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했습니다.
이에 노벨위원회 측이 새벽 2시부터 수상 소식을 알리기 위해 램즈델에게 연락했지만 '비행기 모드' 때문에 연락하지 못한 겁니다.
[프레드 램즈델/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 : 제가 '뭐라고?' 하니 아내가 '당신 노벨상 받았대요' 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럴 리 없다고 말했죠. 그랬더니 아내가 당신이 노벨상 받았다는 문자가 200개나 왔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말도 안돼' 라고 했습니다. 그때도 제 휴대폰 신호는 잡히지 않았거든요.]
램즈델은 남겨져 있던 전화번호로 연락했지만 노벨위원회가 있는 스웨덴의 시간이 밤 11시여서, 이번엔 토마스 페를만 노벨 위원회 사무총장이 전화를 받지 못했습니다.
결국, 첫 통화 시도 이후 20시간이 지나서야 램즈델과 페를만 사무총장 사이에 통화가 이뤄졌고, 페를만 사무총장은 자신의 취임 이후 가장 어려웠던 수상자와의 통화였다고 설명했습니다.
(취재: 소환욱, 영상편집: 이기은, 제작: 디지털뉴스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