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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포커스] 북한도 러닝 열풍?…빨간 옷 맞춰 입고 단체 달리기

<앵커>

한반도 포커스입니다. 요즘 우리나라 곳곳에서 달리기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북한 매체에도 최근 달리기 뉴스가 연일 등장하고 있는데 건강을 추구하는 우리와는 목적이 확연히 다르다고 합니다.

어떤 내용인지 김아영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빨간 모자에 빨간 체육복 차림으로 흰 띠까지 똑같이 두른 한 무리가 열을 맞춰 도로를 달립니다.

북한 전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어달리기 행사 참가자들입니다.

한반도 포커스

무리 가운데 유일하게 한 참가자가 빨간 가방을 매고 달리는 모습인데 가방 윗쪽에는 충성의 편지 아랫쪽에는 자강도라는 지역 명이 적혀 있습니다.

[온 나라 전체 인민들의 한결같은 충성의 마음이 담긴 편지를 소중히 간직한 편지 이어달리기 대열들은….]

각 지역에서 출발해 평양에 있는 김정은 총비서에게까지 주민들이 쓴 충성 편지를 전달하겠다는 것입니다.

올림픽을 앞두고 성화를 봉송하는 것도 아닌데 전국적으로 이런 대규모 행사가 벌어지는 게 우리로서는 낯설어 보이지만, 북한에서는 역사가 오래된 꽤 익숙한 행사입니다.

1992년 김정일 생일 50주년을 즈음해 열린 이어달리기 행사 장면입니다.

한반도 포커스

[온 나라 전체 인민이 뜻깊은 2월의 명절을 맞이해서 끝없는 감격과 기쁨으로 설레이는 가운데.]

훈장을 주렁주렁 단 제복 차림의 군 간부들이 달리기에 참가했고, 북한 외곽 단체인 조총련에서도 편지를 보내왔다고 조선중앙TV는 당시 소개했습니다.

올해 행사도 역시 정치적 차원에서 개최됐습니다.

오는 10일 노동당 창건 80주년을 앞두고 분위기를 띄우는 차원으로, 북한 당국은 김정은을 중심으로 한 체제 결속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런 의도를 반영하듯, 지난달 초 양강도 행사를 비롯해 지역별 출발 행사 가운데 상당수는 김정은 현지 시찰 장면이 그려진 단독 모자이크 벽화 앞에서 개최됐습니다.

(영상편집 : 조무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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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계속해서 김아영 기자와 북한 관련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Q. 유엔 총회서 '비핵화 불가' 외 어떤 입장 냈나?

[김아영/기자 : 우리로 치면 차관급이죠 북한 김선경 외무성 부상이 현지시간으로 지난달 29일 유엔 총회 기조연설에 나섰습니다. 어떤 이야기했는지부터 다시 들어보겠습니다.]

한반도 포커스

[김선경/북한 외무성 부상 (현지시간 지난달 29일) : 팔레스티나가 동부꾸드스(동이스라엘)을 수도로 하는 독립국가를 창설하고 유엔의 정송원국으로 가입하는 것을 전폭적으로 지지합니다.]

[김아영/기자 : 이번 유엔 총회 기간 팔레스타인을 정식 국가로 승인하느냐는 문제가 굉장히 뜨거운 이슈였는데, 북한이 최근 이어지고 있는 프랑스, 영국 같은 서방 국가들의 팔레스타인 국가 승인 움직임에 힘을 실은 것입니다. 작년 유엔 주재 북한 대사의 발언에는 팔레스타인 관련 언급이 등장하지 않았습니다.]

Q. 북한 팔레스타인 언급, 어떤 맥락에서 나왔나?
한반도 포커스

[김아영/기자 : 몇 가지 이유가 있어 보입니다. 기본적으로 북한은 1960년대 이미 팔레스타인과 수교를 맺은 상태입니다. 이런 메시지를 내는 것이 서방 국가들과 결을 맞춘다고 보기는 어렵고요. 기존 반서방 국가들과의 관계를 보다 돈독히 해서 외교적 고립을 탈피하겠다는 의도라고 해석됩니다. 주북 팔레스타인 대사관의 경우 코로나19 기간 동안 가동이 중단됐었는데, 최근 다시 대사가 업무를 시작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다음으로 살펴볼 것은 한반도적 맥락입니다. 팔레스타인 국가 승인 문제는 국제사회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두고 두 국가 해법을 수용할 거냐에 대해 어떤 결정을 내리는가에 대한 것입니다. 북한은 지금 남북 관계를 적대적 2국가 관계로 규정하고 있고, 2국가 담론을 계속해서 전파하고 있잖아요. 이 사안을 대내외적으로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카드라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실제로 김선경 부상의 연설문 전문은 북한 주민들이 볼 수 있는 노동신문에도 실렸습니다. 북한과 달리 우리 정부는 팔레스타인 국가 승인 문제에 대해 유보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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