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 내년 북중미 월드컵과 관련해 안전을 이유로 미국 내 개최 도시를 변경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던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시 시애틀과 샌프란시스코의 월드컵 개최 자격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었습니다.
[트럼프 / 미국 대통령 : "우리는 시애틀과 샌프란시스코가 안전한지 확인할 것입니다. 시애틀과 샌프란시스코는 급진 좌파 미치광이들에 의해 운영되며, 자신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릅니다"]
그러면서 조금이라도 치안이 위험하다고 판단되면 개최지를 다른 도시로 바꿀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두 도시는 트럼프의 강경한 이민 정책에 반대해 온 대표적인 민주당 강세 지역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눈밖에 났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월드컵 운영은 피파 소관인 데다 개최 도시 변경 여부도 피파의 고유 권한이어서 이 발언이 논란이 됐는데, 피파가 공식 입장을 내놨습니다.
빅터 몬타글리아니 피파 부회장은 영국 런던에서 열린 리더스 위크에서 "월드컵은 피파가 주관하며, 모든 결정은 피파가 내린다"고 밝혔습니다.
몬타글리아니 부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의식한 듯 이런 의견도 내놨습니다.
[몬타글리아니 / 피파 부회장 : "게임이 그보다 더 큰 것 같아요. 현재 세계 지도자들에게 경의를 표하지만, 축구는 그들보다 더 크고 축구는 그들의 정권, 정부, 구호 속에서도 살아남을 것입니다"
월드컵 운영에 대한 최종 결정권이 피파에 있다는 걸 못 박은 셈입니다.
내년 북중미 월드컵은 월드컵 역사상 처음으로 미국·캐나다·멕시코 3개국이 공동 개최합니다.
총 16개 도시에서 경기가 열리는데 미국 11곳, 캐나다 2곳, 멕시코가 3곳으로, 이중 시애틀과 샌프란시스코는 각각 6경기씩을 개최합니다.
(구성 : 이호건 / 영상편집 : 김나온 / 디자인 : 육도현 / 제작 : 디지털뉴스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