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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움 준 분들께 면목 없어" 최악 가뭄 때 기부받은 생수 되팔아

"도움 준 분들께 면목 없어" 최악 가뭄 때 기부받은 생수 되팔아
▲ 강릉 가뭄 당시 생수를 배부하는 모습

"물 없다고 아우성치던 사람들이 이제 배부받은 생수를 무더기로 내다 팔고 있다. 가뭄 극복에 도움을 줬던 분들에게 면목이 없다."

최악의 가뭄으로 재난사태까지 선포됐던 강원 강릉지역에서 최근 기부받은 생수를 중고 거래를 통해 내다 파는 행위가 이어져 눈총을 사고 있습니다.

중고 거래사이트에는 최근 들어 기부받은 생수로 추정되는 생수를 판매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습니다.

강릉시는 2차례에 걸쳐 전 시민에게 생수를 배부했습니다.

가뭄이 심각하던 지난달 중순 아파트 주민 1인당 2ℓ 6병 묶음 3개씩을, 아파트를 제외한 시민에게는 1인당 2ℓ 6병 묶음 2개씩을 각각 2차 배부했습니다.

이에 앞서 1차로 1인당 2ℓ 6병의 생수를 배부했습니다.

이어 사회복지시설, 병원 입소자, 관외 주소지 대학생, 외국인 대학생과 외국인 근로자, 어린이집, 24개월 이하 영하, 소상공인 등에게 다량의 생수를 배부했습니다.

그러나 지난달 19일 강릉지역에 많은 비가 내리고 뒤이어 재난사태가 해제되면서 상수원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이 상승하면서 물 걱정이 없어지자 기부받은 생수를 내다 파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2ℓ 6개짜리 1묶음 3천600원, 2ℓ 6개짜리 1묶음 2천∼2천500원 등 제조업체와 수량에 따라 가격도 천차만별입니다.

일부는 "지원받은 물이 아니고 자신이 직접 구매했다", "예비로 많은 양을 구입해 놨다 판매한다"고 밝히고 있지만 기부받은 생수로 추정되는 물건이 대부분입니다.

이런 행태에 대해 시민 박 모(64)씨는 "참, 대단한 사람들이다. 전 국민이 보내온 온정인데 내 양심이라면 필요한 분들에게 학교나 사회복지시설 등에 나눔을 할 텐데"라며 안타까워했습니다.

이와는 반대로 가뭄 때 국민 세금으로 받은 생수라며 필요한 분들에게 나눔하겠다는 글도 많아 대조를 보입니다.

생수 나눔 글을 올린 한 시민은 "배부받은 2ℓ짜리 생수 30개인데 저희는 필요가 없어 나눔한다"며 "필요하신 분들 편하게 가져다 쓰시라"고 밝혔습니다.

이런 글에는 대부분 즉각적으로 나눔이 완료될 정도로 인기가 높습니다.

한편 강릉시는 아직 남은 생수에 대해 소상공인 등에게 배부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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