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건강했던 아들이 자취방서 혼자…" 코로나 백신피해 보상 촉구

"건강했던 아들이 자취방서 혼자…" 코로나 백신피해 보상 촉구
▲ 코로나 백신 피해 집회 현장

"대학 장학금을 받으면서 공부했던 아들이 건강하게 전역한 지 1년도 안 돼 백신을 맞고 혼자 자취방에서 쓸쓸하게 떠났습니다"

어제(1일) 충북 청주 오송의 질병관리청 앞에는 코로나19백신피해자가족협의회 소속 40여 명이 모여 질병관리청에 백신 피해 보상을 촉구했습니다.

'백신 피해, 정부 책임', '인과성을 인정하라' 등의 피켓을 든 이들 주위엔 가족의 영정사진이 줄지어 놓여 있었습니다.

이들은 "이재명 대통령님 저희도 사회적 재난의 피해자입니다"라며 "저희는 정부가 추진한 백신 정책의 충실한 협조자였지만, 가족을 잃은 뒤 아무런 보상을 받지도 못한 채 버림받았다"고 원통해했습니다.

피해사례 발표에 나선 김 모 씨는 "2021년 12월 21살 아들이 건강하게 전역한 지 1년이 채 되지 않아 백신을 맞고 하루아침에 떠났다"며 "정부는 부검 결과 부정맥과 당뇨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이유로 보상을 거부했다"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김 씨는 "아들은 술, 담배도 하지 않았고 아무런 기저질환과 가족력도 없었다"며 "백신접종과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 입증은 고스란히 우리 가족의 몫이었다. 나라가 강제로 접종하게 해놓고 이러는 법이 어디 있느냐"며 흐느꼈습니다.

그러면서 "피해를 보상해달라고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하고, 길바닥에서 이렇게 싸워온 것도 4년이다. 너무 힘들다"며 목소리를 떨었습니다.

이날 집회에서는 백신 접종으로 인한 사망을 인정한 법원 판결에 불복해 항소한 질병관리청을 규탄하는 목소리도 터져 나왔습니다.

김두경 협의회장은 "서울행정법원은 지난 7월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뒤 뇌출혈로 숨진 시민의 유족에게 정부가 피해를 보상해야 한다고 판결했지만, 질병관리청은 접종과 사인 사이의 직접적 인과관계가 없다는 이유로 항소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해당 사망자는 기저질환이 없었지만 백신 접종 후 증상이 나타난 경우"라며 "유족은 또다시 인과관계를 입증하느라 수년간 고통을 겪어야 한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시행을 앞둔 코로나19 백신 피해보상 특별법 시행령에 기저질환 악화로 숨진 경우도 인과관계로 인정하는 내용이 포함돼야 한다"며 "질병청이 운영하는 피해보상전문위원회의 전문의 위촉 권한을 유족에게도 부여하고, 현재 가족에게도 비공개인 회의록 공개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협의회는 집회 후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을 만나 항소 철회를 촉구하고 시행령 개정 관련 입장을 전달할 예정입니다.

앞서 국회는 지난 4월 코로나19 백신 피해보상 특별법을 의결했습니다.

오는 23일 시행을 앞둔 특별법에는 코로나19 예방접종과 질병 발생·사망 사이에 시간적 개연성이 있고, 다른 원인에 의한 것이 아닐 경우 인과관계가 있는 것으로 추정해 피해 보상 범위를 확대하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그러나 기저질환 악화로 인한 사망은 여전히 보상 대상에서 제외됐고, 책임 기관인 질병관리청이 보상 심의를 맡는 모순은 여전하다는 지적이 제기돼왔습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서미화 의원이 질병관리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올해 8월까지 코로나19 백신으로 인한 사망 피해 보상 신청건수는 총 2천263건이며, 이 가운데 25건만 보상 판정을 받았습니다.

(사진=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많이 본 뉴스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