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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가자 종전 구상'…전쟁 종식 후 트럼프가 그리는 진짜 로드맵은 [스프]

[딥빽]

딥백
2년 앞둔 가자 전쟁, 종전의 기로

지난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촉발돼 2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이스라엘 하마스 가자 전쟁. 이 전쟁을 끝내겠다며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른바 '가자 종전 구상'을 내놓았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 미국 대통령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일 중 하나가 될 것입니다. 
우리는 중동에 진정한 평화를 가져올 것입니다.

국제 사회의 폭넓은 지지를 얻고 있는 이번 구상. 만약 하마스가 받아들인다면 가자지구의 포성이 멎고 국제사회가 본격적으로 평화 구축에 착수하게 됩니다. 하지만 하마스가 거부하게 되면 가자지구에 대한 공습은 계속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거부한다 해도 트럼프 대통령이 그리고 있는 가자지구의 미래상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거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입니다.

그렇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가자지구의 모습은 구체적으로 어떤 그림일까요? 또 이 구상이 청사진 수준에 머물 뿐 실행 가능성이 낮다는 지적이 나오는데,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리고 전문가들이 내다보는 향후 전망은 무엇일까요?


트럼프 '가자 종전 구상' 주요 내용 3가지는?
트럼프 대통령이 내놓은 이 구상의 이름부터 자세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정확한 이름은 '가자 분쟁 종식을 위한 포괄적 구상'입니다. 줄여서 저희는 '가자 종전 구상'이라고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전체 내용이 20개의 항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저희는 이 구상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그리는 가자지구의 최종 로드맵, 그러니까 마지막 그림이 무엇인지를 잘 보여주는 주요 항목들에 대해서만 추려서 우선 말씀을 드리려고 합니다.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누가 가자 지구를 통치할 것인가에 대한 내용이고요. 또 치안은 또 누가 담당할 것인가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는 팔레스타인 자결권 그리고 팔레스타인 국가 지위 언급이고요. 세 번째는 가자 경제 재건입니다.

이 부분 중에서는 가장 눈에 띄는 게 사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을 따서 가자 재건 및 활성화를 위한 트럼프 경제 개발 계획이라는 것이 담겨 있는데, 이 부분은 뒷부분에서 자세히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① 가자지구는 누가 통치할까: '팔레스타인 위원회', '평화위원회'
우선 가자 지구를 어떤 주체가 통치를 해낼 것이냐 이 부분에 있어서 이런 제안이 담겼습니다. '평화위원회'라는 것을 조직하겠다는 제안이 담겼습니다.

9항에 담겼는데요. 이걸 보면 "가자는 가자 주민들을 위해서 공공서비스와 또 지방행정의 일상 운영을 담당할 기술관료적이고 비정치적인 팔레스타인 위원회의 임시 과도 통치 아래에 놓일 것이다"라고 적혀 있습니다. 

그런데 기술관료적이고 또 비정치적인 인사는 누구인가,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민의를 반영을 할 수 있는 이들이 누구인가, 이 부분에 대해서도 사실은 갑론을박이 이어질 수가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실제 누가 뽑혀야 할지에 대해서는 아마도 쟁점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팔레스타인 위원회를 관리 감독하는 기구가 또 있습니다. 이게 '평화위원회'입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의장을 맡아서 이끌고요. 또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를 포함한 다른 국가 정상들이 위원으로 참여를 하게 됩니다.

이 평화위원회와 관련해서는요. 특히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에 대해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재임 시절에 미국의 이라크 침공 결정을 지지를 하고 또 이스라엘과 돈독한 관계를 보였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 비판의 목소리를 제기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BBC에 따르면 점령된 팔레스타인 영토의 권리에 관한 유엔 특별보호관인, 프란체스카 알바니즈가 이렇게까지 이야기를 했습니다. 자신의 SNS에 토니 블레어 절대 안 된다, 팔레스타인에 손대지 마라, 이런 글을 올렸거든요.


가자지구 치안은 누가 관리할까: '국제안정화군' 창설

또 새로운 점은요. 15항에 담겨 있는데요. 미국은 아랍 및 국제 파트너들과 협력하여 즉시 가자에 배치될 임시 국제안정화군을 창설할 것이다, 그리고 이 군은 요르단과 이집트와 협의를 해서 팔레스타인 경찰을 훈련을 하고 지원을 한다, 또 새로 훈련이 된 팔레스타인 경찰과 함께 이스라엘 그리고 이집트와 협력을 해서 국경 경비를 담당한다라고 설명을 합니다.

이 부대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는 역시 알려지지는 않았지만요. 프랑스, 인도네시아 등 여러 국가가 지원을 직접 제안을 한 바가 있고요. 아랍에미리트가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이 국제안정화군이 가자지구의 통제와 안정을 확립을 하면 이스라엘 군은 점령 중인 가자 영토를 점진적으로 이 군에 넘긴다 이런 계획입니다.


② 팔레스타인 국가 지위: 이스라엘 반대 속 이례적 언급
두 번째는 팔레스타인 국가 지위를 언급한 부분입니다. 19항인데요. "가자 재개발이 진전이 되고 또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의 개혁 프로그램이 성실히 이행되는 동안 마침내 팔레스타인인의 자결권과 국가 지위를 위한 신뢰할 수 있는 길이 열릴 수 있을 것이다"라고 적혀 있습니다.

참고로 이스라엘의 네타냐후 총리를 비롯한 보수 연정 내각에서는요. 어떤 경우에도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은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그동안 미국은 원칙적으로는 이 두 국가 해법에 동의를 하는 입장을 취해 왔지만 그렇다고 해서 팔레스타인 국가 지위를 인정한다 뭐 이렇게까지 언급을 하거나 아니면 그에 상응하는 어떤 이야기를 해오지는 않았거든요. 

그런데 이번에는 여러 전제 조건들을 달기는 했습니다만, 이번에는 조항 자체에 팔레스타인 국가 지위, 그러니까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의 가능성에 대해서 언급을 명확히 한 것입니다. 이것 자체가 의미가 작지 않다 이런 평가가 나옵니다. 

저희가 중동 정치 전문가에게 물어봤는데요.
 
인남식 | 국립외교원 교수
('가자 종전 구상'이) 조금 에둘러 표현하기는 했지만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에 대한 언급을 명확히 했습니다. 그리고 여기에 이제 미국이 주도하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대화를 추진하겠다라고 하는 메시지가 마지막으로 담겼거든요. 이 말은 이스라엘이 기존에 추진하고 있던 두 국가 해법의 파기라고 하는 것을 미국이 정면에서 다시 막아선 그런 모양새이기 때문에 이번에 그 가자 구상이 갖는 의미는 사실은 작지 않다고 말씀드릴 수가 있습니다. 


팔레스타인 국가 승인, 과연 실현 가능할까
그런데 앞서도 말씀드렸듯이 이게 과연 실현이 될 것이냐, 이런 의구심을 갖게 하는 현상들이 몇몇 있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는요. 바로 다음 날인 9월 30일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에 동의를 했는지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을 했습니다. "절대 아니다", "그런 내용은 합의서에 전혀 나와 있지 않다"라고 답을 했습니다.

가자지구 재개발이 진전이 되고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가 개혁 프로그램을 충실히 수행을 한다는 게 전제인데 이 전제가 되는 사항들이 제대로 이행이 된다고 하더라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측이 그리고 있는 그림 자체가 다르면 이게 나중에 가서도 갈등의 소지가 될 가능성이 다분하다 이렇게 보는 분석들도 많습니다. 

참고로 그 전제 중 하나가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의 개혁이라는 부분이었죠. 관건은요. 개혁 프로그램이 어떤 기준을 충족을 해야 한다거나 어떤 프로그램들이 담겨야 한다거나 이런 내용들이 담겨 있지 않기 때문에 이 부분은 향후 쟁점이 될 수 있어 보입니다.

외신들도 이 구상의 모호성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사실상 많은 개혁이 필요할 것이다 이런 의견을 냈습니다. 해당 구상이 하마스의 경쟁자인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가 향후 어떠한 역할을 맡을 수 있도록 허용을 하지만 이는 광범위한 개혁을 전제로 한다라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리고 프랑스 일간 르몽드도요. 이 19항에 대해서 조건부의 표현을 사용하고 점령된 서안 지구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으며 문서 마지막 부분에서만 언급이 되었다면서 구체성이 부족한 부분을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③ 가자 경제 재건: "트럼프 경제 개발 계획(Trump economic development plan)"
세 번째는 가자 경제 재건 구상입니다. 이번에 9월 29일에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내놓은 이 '가자 종전 구상'을 보시면요. 확실히 가자지구 재개발에서만큼은 정말 지대한 관심이 있다는 건 분명해 보입니다.

총 20개항 중에서요. 4분의 1인 총 5개 항목에 '재건' 그리고 '재개발' 이런 표현이 쓰였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요.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을 따서 '가자 재건 및 활성화를 위한 트럼프 경제 개발 계획'이라는 것이 수립이 될 예정이다라는 10항입니다. 이걸 보시면,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을 직접 담은 것도 인상적이지만 이 계획이 "중동에서 기적의 도시들을 만든 경험이 있는 전문가들로 구성이 된 패널을 구성을 해서 이 계획을 수립할 것이다", 그리고 "이미 선의의 국제 단체들이 여러 사려 깊은 투자 제안과 흥미로운 개발 아이디어를 제시를 했는데
미래의 가자를 위한 일자리 기회 그리고 희망을 창출하는 투자를 유치하고 촉진하는 데 고려될 것이다", 이렇게 작성이 되어 있거든요.
 
인남식 | 국립외교원 교수
(트럼프 대통령이) 올 초에도 발언했던 것처럼 가자 구상은 일종의 가자 리비에라 구상이거든요. (중략) 자기의 이름을 딴 트럼프 경제개발 계획이라고 하는 걸 언급하면서 (중략) 이 가자지구를 마치 그 걸프에 있는 주요 두바이라든지 도하라든지 아부다비 같이 변화시키고자 하는 의도를 많이 드러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오랜 '황금빛 재개발의 꿈'?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에 이런 발언을 한 적이 있었죠. 미국이 가자지구를 점령하고 소유하기를 바란다라는 발언을 공개적으로 하면서 이런 기대감도 드러낸 바가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 미국 대통령
중동의 리비에라(가자지구)는 정말 대단한 것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로부터 약 6개월이 지난 8월 29일 워싱턴포스트가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검토가 된 걸로 추정이 되는 약 38페이지 분량의 문서를 입수를 해서 보도했습니다. 미국이 전쟁으로 폐허가 된 가자지구 영토를 최소 10년간 관리를 하고 가자지구 사람들을 이주시키는 한편 관광 휴양지와 제조업의 허브로 재건을 하겠다 이런 내용의 가자지구 전후 계획이었는데요. 이걸 영어로 하면 'Great Trust'인데 이 안을 보면 가자 지구를 떠난 팔레스타인인 1명당 현금 5천 달러 우리 돈으로 약 700만 원을 지원하는 등의 내용이 담겼거든요. 

지금 보시는 사진은 10개의 메가 프로젝트라고 쓰여 있는데, 걸프협력회의(GCC) 국가들의 항구들과 또 아브라함 인프라 회랑을 통해서 어떻게 연결할 건지 이런 내용들이 담겨 있고요. 그 외에도 사실 눈길을 끄는 게 가자 트럼프 리비에라와 인공섬이라고 적혀 있는 게 있고요. 또 일론 머스크 스마트 제조 지구라는 것도 있습니다. AI 기반의 스마트 도시를 제로 그라운드로 건설하겠다 이런 내용들도 담겨 있고요.

참고로 당시 백악관과 국무부는 논평 요청에 즉각 응하지는 않았습니다.


가자지구 주민들은 이제 떠나지 않아도 되나?
그런데 이 8월에 나온 문서와 이번 '가자 종전 구상'을 비교해보면요. 많이 다른 부분이 하나 있습니다.

원래 가자 지구 주민을 많이 떠나 보낼 것이라는 구상이 공개가 됐던 것과는 달리 "누구도 가자지구를 떠나도록 강요받지 않을 것이다", 이게 12항입니다. 물론 떠나고자 하는 사람들은 자유롭게 떠날 수도 있고 돌아올 수도 있는데 하여간 자신들은 더 나은 가자지구를 건설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도록 장려할 것이다, 이렇게 썼습니다.

이에 대해서 전문가 의견은 어떤지 보시겠습니다.
 
인남식 | 국립외교원 교수
정말 우려했던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올 초에 이 이야기를 했을 때는 거기에 있는 220만 가자 주민들을 이건 축출해야지만 가능한 것 같다는 느낌이었거든요. (중략) 그런데 이번에 (중략) 이 가자 재개발이 가자 주민을 위한 가자 주민의 이익을 위한 재개발이라고 하는 게 명시적으로 언급됐고 가자 주민들이 여기서 축출되지 않는다는 걸 전제로 언급했어요. 그렇다고 하면 결론만 놓고 보면 좋은 거죠. 그런데 그걸 어떻게 성취할 것이냐는 저도 굉장히 의문이에요. 


'가자 종전 구상' 꺼낸 결정적 배경, 전문가들의 분석은?
그렇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왜 이 구상안을 내놓게 된 것일까요? 

일단 저희가 인터뷰한 전문가는요. 이스라엘의 카타르 공습이 결정적인 배경이었다고 이야기합니다.
 
인남식 | 국립외교원 교수
미국은 그동안 걸프 3국 특별히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그리고 카타르와 굉장히 공을 들이면서 외교를 다져왔거든요. (중략) 그런데 이스라엘이 동맹국인데 또 다른 동맹국인 카타르를 공격했고 카타르의 방공망이 작동하지 않았다고 하는 것은 이제 중동 주요국들이 사실은 미국의 안보 관여에 대한 약속을 믿지 않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 거죠.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어떻게 해서든지 이스라엘을 끌고 들어와서 이 걸프 국가들에 대한 입장 변화를 좀 보여줘야 될 필요가 있었고요. 그 면에서 이번 가자 구상이라고 하는 것은 (중략) 저는 미국의 회유 또는 설득, 압박이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실제로 미국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도 비슷한 취지의 보도를 했습니다. 이 매체는 지난 9월 9일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카타르 도하 공습에 분노했지만 전쟁을 끝낼 수 있는 기회로 판단을 해서 맏사위인 제러드 쿠슈너와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 특사에게 기존에 제안한 휴전안과 또 가자지구 재건 계획을 결합을 해서 새로운 종전 계획을 만들라고 지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스라엘은 트럼프 대통령의 평화 구상 초안에 부정적인 입장이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네타냐후 총리에게 다섯 차례나 전화로 압박을 가했고요. 강경한 발언까지 한 걸로 알려졌습니다.


미국 국내 여론의 변화 추이와 이스라엘 여론 반응은?
그리고 국내 여론의 영향도 배제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지난 2023년 가자 전쟁이 발발한 지 약 2년 만에 미국 내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가 뚜렷하게 약화가 된 걸로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분쟁에서 어느 쪽에 더 공감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미국 유권자의 34%는 이스라엘에 그리고 35%는 팔레스타인에 더 공감한다고 답했는데요. 팔레스타인에 대한 지지가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를 앞선 것은 1998년부터 관련 조사를 실시한 이래 처음이었다고 뉴욕타임스가 밝혔거든요.

여전히 공화당 지지층에서는 64%가 이스라엘을 지지합니다. 다만 2023년 76%의 지지를 보였던 것과 비교를 하면 12%p 하락한 수치입니다.

참고로 이 여론조사가 진행이 된 시점은요. 9월 29일 트럼프 대통령의 '가자 종전 구상'이 발표가 되기 전에 진행이 된 거였거든요. 트럼프 대통령이 그 이전에 추진을 해온 정책에 찬성하는지를 묻는 질문에는요. 36%가 찬성을 한다라고 답했고 56%가 반대한다라고 답했습니다.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이렇게 변화하는 미국의 국내 여론을 트럼프 대통령이 의식할 수밖에 없지 않았을까 이런 분석이 가능해 보입니다.

참고로 이스라엘 국민들의 반응은요. 응답자 중 71%가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안에 찬성하였습니다. 아랍계 이스라엘인의 경우 이 수치는 훨씬 더 높았는데요. 무려 93%가 지지를 표했습니다.

앞서 보신 것처럼 이스라엘의 국민들은 이 안을 찬성하는 반면에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연립 정부의 강경 우파 인사들은 이스라엘 철군 등을 포함한 이 계획안에 반대를 하는 입장입니다.

극우 성향이라고 평가를 받는 이스라엘 재무장관 베잘렐 스모트리히는요. 가자 종전 구상에 대해서 "엄청난 외교적 실패다" "눈을 감고 10월 7일의 모든 교훈을 외면하는 것이다"라고 했는데요.

그런데 일부 전문가들은 네타냐후 총리의 입장에서는 이게 아무리 설령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서 압박을 받아서 계획에 동의한 것이라고 해도 꼭 네타냐후 총리에게 나쁜 것만은 아니다 이런 분석도 내놓고 있습니다.


노터데임대학교 역사·평화학 교수는요. 트럼프 대통령의 '가자 종전 구상'에 대해서 이스라엘 군의 단계적인 철수 등에 대한 구체적인 일정이 명시가 되어 있지 않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2026년 10월로 예정된 총선을 앞두고 네타냐후 총리는 국내적으로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다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예루살렘 히브리 대학교의 정치학자인 가일 탈시르는 "이 구상안에는 모호한 부분이 많고 이것이 네타냐후가 원했던 방식"이라며 "그는 우파에게 그가 절대 완전히 철수하지 않고 반대하는 것은 하마스라는 것을 보여줄 수 있으며", 그러니까 이 안 자체를 하마스가 받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이미 네타냐후 총리는 전제를 하고 있을 거라는 겁니다. "전쟁을 계속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지적을 했습니다.


하마스는 어떤 결정 내릴까
앞서도 말씀드렸지만 관건은요. 이미 많은 국가들이 이 안에 대해서 공감을 했기 때문에 하마스가 이 압박 속에서 과연 받아들일 것인가 말 것인가 이 여부인데요. 아직까지는 하마스의 입장이 나오지 않았습니다만, 여러 보도들을 취합을 해 보면 하마스도 좀 고심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하마스가 받지 않으면 이렇게 하겠다라고 했는데요. 
 
도널드 트럼프 | 미국 대통령
하마스는 휴전 제안을 이행할지 말지 결정해야 합니다.
만약 이행하지 않는다면, 매우 슬픈 결말을 맞이하게 될 것입니다.

여기서 트럼프 대통령이 매우 슬픈 결말을 맞이할 것이다라고 했지만 이걸 바꿔 말하자면 지금과 같이 미국이 적극적으로 지원을 하고 이스라엘이 주도하고 있는 가자 공습, 계속해서 폭격을 하겠다 하마스를 이렇게 끝까지 궤멸시키려고 노력하겠다, 이렇게 볼 수가 있는데요. 

이런 상황 속에서 하마스는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인가,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다양한 분석과 전망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 CBS 방송의 경우에는 하마스가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을 받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그래서 조만간 이러한 입장을 중재 역할을 맡고 있는 카타르와 이집트에 전달할 것이다라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를 했는데요.

그런데 이것과 반대되는 목소리를 보도한 언론도 있습니다. 가령 AFP 통신은 이렇게 보도를 했는데요. 하마스가 무장해제 조항 그리고 하마스와 하마스 산하의 파벌 간부들의 어떤 추방 조항 등 일부 조항들을 수정하길 원한다라고 하마스 지도부와 가까운 한 소식통을 인용을 해서 보도했습니다. 그리고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완전 철수에 대한 국제사회의 보증이 필요하다는 점, 그리고 가자지구 안팎에서 암살 금지 보장도 요구하고 있다 이렇게 보도를 했는데요.

가자지구의 하마스 군사 조직, 이른바 알카삼 여단이라고 하죠. 이 알카삼 여단을 이끄는 이즈 알딘 알하다드는 이스라엘 인질들을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인물인데요.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을 거부하고 항전을 이어가겠다 이런 의지가 강한 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도 알하다드가 가자 전쟁을 끝낼 마지막 관문의 열쇠를 쥐고 있다라고 보도하기도 했거든요. 끝까지 이스라엘에 대항을 하고 마지막에 사망을 하더라도 자신은 종교적으로 순교를 했다고 믿는 종교적 이념이 강한 집단이 바로 하마스이기 때문에 그런 강경한 입장을 고수할 가능성도 없지 않아 보입니다.


가자지구 피해 속 이번 구상안과 조속한 합의가 중요한 이유
그런데 확실한 것은요. 앞서도 보셨지만 하마스가 이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을 거부할 경우에 이스라엘의 군사 작전은 더 거세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하마스의 외교적 고립은 더욱 심해질 수밖에 없죠. 사우디, 요르단, 아랍에미리트, 카타르, 이집트 등 다른 아랍 국가들이 이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에 일제히 환영을 한 상태입니다. 하마스의 뒷배라고 불리는 이란은 이미 미국의 공습을 받고 사실상 무력화가 됐고요. 그리고 요르단강 서안 지구 일부를 통치하는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도 성명을 통해서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을 적극적으로 지지를 한 상황입니다.

하마스가 트럼프 대통령의 이 구상안을 걷어차고 결사항전하겠다라고 무모한 결정을 내린다면 가자지구 주민들은 더 많은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사실 여러분도 기억하시겠지만 거의 2년이 가까운 기간 동안 유엔에서도 그렇고요. 많은 기구에서도 이 전쟁을 어떻게든 끝내기 위해서 여러 결의안도 냈고 여러 다양한 의견들도 냈고 어떻게든 중의를 모으려고 했지만 유의미한 결과로 이행이 된 것은 사실상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런데 지금 처음으로 어떻게 보면 가장 유력하게 종전의 어떤 흐름을 트는 그런 결정적 계기가 될 수 있는 기회가 오긴 했습니다.

다만 앞서 저희도 말씀을 드렸지만 여러 가지 이 부분은 좀 문제가 될 수 있는 건 아닌가, 이거는 과연 어떻게 풀어가는 것인가, 이런 모호한 부분들도 있고 보기에 따라서는 이거는 문제가 있는 조항이다라고 당연히 지적할 수 있는 부분들도 있고요. 그렇기 때문에 정치적 협상을 잘 해나가면서 조율을 잘 하되 절대 이 기회만큼은 놓치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무리
팔레스타인 주민들은요. 9월 28일 기준 6만6천5명 이상이 숨졌습니다. 그리고 다친 사람은 16만 8천162명에 이릅니다. 특히 공습이 지속되고 있는 가자 주민에게는 하루가 아니라 1분 1초가 절실한 상황입니다. 전쟁이 멈추지 않는 한 아이들은 계속 목숨을 잃을 것이고요. 또 가족들은 삶의 터전을 잃습니다.
 
유스라 드림리 | 가자시티 피난민 
(바닷길이) 막힐까 봐 두려웠어요. 저는 아이들이 있어요. 아이들을 데리고 뭘 할 수 있을까요? 아이들이 검문소를 넘었고, 교통편을 찾느라 저는 걸어갔습니다.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 타는 것입니다. 안전한 통로라고 들었지만 길이 막혀 있었습니다. 제 앞에 있던 길도 막혔고, 뒤에 있던 길도 막혔습니다.

이스라엘 국민들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마스가 이번 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억류된 인질들이 언제 집으로 돌아올지 모를 일입니다. 인질 가족에게는 정치적 득실이 아니라 단 한 명이라도 다시 가족들의 품에 돌아오는 것이 가장 큰 가치일 것입니다.
 
나다브 루다에프 | 사망 인질 유가족
전쟁을 끝내고 모든 인질을 데려오겠다는 결단을 내리고, 우리가 이스라엘 국민으로서 가족과 함께 이스라엘에서 다시 삶을 시작할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

이스라엘군도 9월 24일 기준으로 465명이 숨졌고 부상자는 2천918명에 이릅니다. 1천665명 이상의 이스라엘인들과 또 외국인들이 숨졌습니다. 이스라엘군 역시 전투 후유증으로 큰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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