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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막뉴스] 현직 조종사들도 "당나라 토성 같아"…김해공항 가봤더니

김해국제공항 활주로 북단의 방위각 시설, 로컬라이저입니다.

주변이 온통 초록색으로 뒤덮여 있고, 앞부분도 검은색 지면이 확연하게 눈에 띕니다.

낯선 모습에 의문을 제기한 건 현직 조종사들이었습니다.

[A 항공사 조종사 : 당나라 시대 토성 같은 걸 쌓고 있더라, 앞에다가 흙더미를…. ]

[B 항공사 조종사 : 노탐(운항 관련 안전 공지)을 보면 로컬라이저 안테나를 사용을 할 수 없다, 로컬라이저가 뭔가 수리를 하는구나…. ]

김해공항은 '부러지기 쉬운 구조물'로 설치해야 한다는 규정과 달리, 80~90cm 되는 콘크리트 기초대에 방위각 시설이 설치돼 있습니다.

무안공항처럼 착륙하는 비행기가 오버런이라도 하면 참사가 발생할 수 있는 조건인 겁니다.

취재 결과 다음 달 열릴 APEC 행사를 위한 임시 땜질 공사였습니다.

SBS가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국토부와 공항공사 등은, 해외 정상들의 안전한 공항 이용을 위해 '최단 기간 내'에 공사를 진행하겠다며 수차례 회의를 열었습니다.

APEC 행사 전 정식 개선 공사를 끝내기 어려우니 임시로 콘크리트 방위각 시설 주변을 평탄화하는 작업을 하기로 한 겁니다.

활주로 이탈사고가 나면 인명피해가 발생할 거란 위험평가 결과도 적시됐습니다.

이런 땜질 공사에 2억 5천만 원을 쓰고, APEC 이후 제대로 된 공사를 위해 임시 구조물을 다시 뜯어내는 데 5억 원을 추가로 책정했습니다.

김해공항에도 무안공항처럼 위험한 방위각 시설이 있다는 건 지난해 12월 무안공항 참사 직후 확인된 건데, 9개월 가까이 손놓고 있다 임시공사 자체도 지난 10일에야 시작했습니다.

[박상모/조종사노조 연맹 사무처장 : (연맹 설문 결과) 70% 가까운 인원들이 즉각 철거해야 한다고 얘기했고요. 결국엔 현장의 목소리 하나도 듣지도 않고 급한 일만 급급하게 하는 거 아닌가, 위에만 바라보면서. ]

APEC 참석자들이 이용할 포항경주 공항의 방위각 시설 개선 공사도 앞당겨 이달 완료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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