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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가 북적북적…중국 단체 관광객 K팝 앨범·푸드·뷰티 싹쓸이

유통가 북적북적…중국 단체 관광객 K팝 앨범·푸드·뷰티 싹쓸이
▲ 지난 29일 서울 중구 명동 거리에 중국인 관광객들을 상대로 한 간편 결제 수단 등 홍보 배너가 설치돼 있다.

전날(29일)부터 중국인 단체 관광객의 무비자 입국이 허용되면서 유통가가 눈에 띄게 활기를 찾고 있습니다.

외국인이 많이 찾는 지역의 편의점과 마트는 매출이 껑충 뛰었고 면세점 매장도 북적이기 시작했습니다.

관광객 증가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는 모습입니다.

전날 서울 명동의 편의점 GS25 매장의 외국인 결제수단(알리페이·위챗페이 등) 매출은 지난주 같은 요일 대비 100배 늘었습니다.

단체 관광객이 찾아와 상품을 '싹쓸이'하다시피 한 덕분입니다.

매출 상위 품목에는 K팝 앨범, 넷플릭스 협업 상품, 빙그레 바나나맛우유 등이 올랐습니다.

GS25 전체 매출도 100% 넘게 늘었고 CU도 전주 대비 매출이 25% 증가했습니다.

CU는 특히 명동, 홍대, 성수, 공항 등 외국인이 자주 찾는 매장의 매출신장률은 38%로 더 높았다고 밝혔습니다.

외국인 특화 점포 10곳을 운영하는 롯데마트도 중국인 단체 관광객 특수를 누렸습니다.

특화 점포 10곳을 찾은 고객 수는 전주 월요일보다 35% 늘었고, 매출도 15%가량 증가했습니다.

전날 무비자 입국한 크루즈 '드림호' 승객들이 찾은 명동과 가까운 서울역점에서는 과자, 견과류, 김 가공품 등이 가장 많이 팔렸습니다.

과자 카테고리 매출 1위는 '오리온 비쵸비 대한민국'으로, 제품에 한국 전통 이미지를 담은 롯데마트 단독 패키지 상품입니다.

'롯데 제로 후르츠젤리', '농심 빵부장 초코빵·소금빵', 'HBAF 아몬드 시리즈', 김부각 등 특색 있는 제품들도 많이 팔렸습니다.

CU 매장에 바나나맛 우유가 진열돼 있다. (사진=BGF리테일 제공, 연합뉴스)

최근 외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서 주요 방문지로 꼽히는 '올다무'(올리브영·다이소·무신사)에도 단체 관광객 증가세가 두드러집니다.

무신사 스탠다드 명동점의 전날 중국인 고객 매출은 전주 월요일 대비 71% 뛰었습니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시행 첫날이어서 체감이 크지는 않았지만, 단체 관광을 마치고 자유시간에 매장에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이 눈에 띄었다"며 "국경절 연휴가 시작되면 고객 유입이 많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원활한 매장 운영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외국인 매출 비중이 60% 수준인 다이소 명동역점 등도 외국인들에게 인기가 있는 화장품류, 스낵 등 식품류 비중을 확대하는 등 손님맞이 채비를 마쳤습니다.

무비자 단체 관광객 특수를 가장 크게 기대했던 면세점도 입점 고객 수 증가를 체감했습니다.

롯데면세점에 따르면 명동 본점의 이달 평균 중국인 단체 관광객 객수는 1천 명 수준이었는데, 무비자 허용 첫날인 전날은 크루즈 단체 관광객 1천700명을 포함해 약 2천500명의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이곳을 찾았습니다.

신라면세점 역시 전날 고객 수가 평소 대비 30%가량 많았다고 전했습니다.

롯데면세점에서는 주로 패션, 액세서리, 중국 담배, 식품 카테고리의 매출이 증가했습니다.

특히 캐릭터 상품을 포함한 액세서리와 담배 매출은 이달 평균 대비 100%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신세계면세점도 식품 카테고리를 중심으로 지난주 대비 단체 관광객 매출이 50% 늘었다고 밝혔습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면세점을 포함한 설화수 매장에 중국인 관광객 유입이 평소보다 늘었다"며 "매출에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설화수 제품 중 중국인 고객에게 인기가 높은 윤조에센스와 자음생크림 등의 재고를 충분히 확보하는 등 대비에 나섰습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중국 내에서 더후 브랜드가 고급 브랜드로 큰 인기를 끌었던 만큼 면세점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 수요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더후 마스크팩이나 선크림 등 제품은 K뷰티의 고급 입문용으로 주목받고 비첩 자생 에센스와 환유동안고 크림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고 귀띔했습니다.

중국인 단체관광객 무비자 입국이 시행된 첫날인 지난 29일 롯데마트 제타플렉스 서울역점이 외국인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무비자를 이용한 중국인 단체 관광객 입국 초기인 데다 전날 입국한 관광객이 크루즈 여행객이어서 매출 증대 효과는 아직 크지 않습니다.

한국이 여행 목적지가 아니라 기항지인 크루즈 여행객 특성상 적극적인 소비가 이뤄지지는 않았다고 면세업계는 분석했습니다.

한 면세점 관계자는 "무비자 입국으로 매장에 활기가 도는 것은 확실하다"면서도 "식품 수요가 컸는데 식품은 단가가 낮아서 매출 증대가 컸다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업계에서는 중국 중추절 연휴 기간 이후 마이스(MICE, 기업회의·포상관광·국제회의·전시) 성격의 고부가 단체 관광객이 유입되며 무비자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기대합니다.

중국 단체 관광객들이 선호하는 필수코스인 경복궁, 창경궁 등 고궁과 광화문 청계천, 북촌 한옥마을 등을 비롯해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판다가 있는 용인 에버랜드도 방문객 증가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번 무비자 입국 허용 대상 단체의 기준은 3인 이상으로, 친구·가족 단위 여행객 수요도 상당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성수동, 여의도 등 젊은 층이 좋아할 만한 장소들에도 활기가 돌 것으로 예상됩니다.

올리브영은 압구정로데오점을 기존 5배 규모 '글로벌 미용관광 특화매장'으로 재단장해 문을 열었습니다.

외국인, 특히 중국 관광객의 미용 의료 관광 수요가 높은 점을 감안한 것입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단체의 기준이 3인으로 상당히 낮아 개별 여행객도 여행사를 통해 단체 관광객 형태로 한국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다양한 니즈를 반영한 상품이 개발될 것으로 보이며 관광·유통업계로서는 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중국인 단체관광객 무비자 입국은 내년 6월 30일까지입니다.

국내·외 전담여행사가 모객 한 3인 이상 중국인 단체관광객은 비자 없이 15일간 국내 전역에서 관광할 수 있습니다.

정부는 이번 조치로 약 100만 명의 중국 관광객이 추가 유입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정책 확정 시기가 늦어지면서 본격적인 효과는 올해 말에서 연초에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정부 한 관계자는 "관광객은 여행 계획을 몇 개월 전에 미리 짜기 때문에 실질적인 효과가 나오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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