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출 대기 중인 전기차
최근 10년 사이 한국 소비재 수출에서 전기차·식품·화장품·중고차 등이 두각을 나타내며 수출 지형이 크게 바뀐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한국무역통계진흥원에 의뢰해 분석한 소비재 수출 동향에 따르면 최근 10년 사이 수출 상위 10위권에 전기차, 식품, 화장품류, 중고차(가솔린) 4개 품목이 새롭게 진입했습니다.
전기차는 2014년 1억 4천만 달러에서 2024년 101억 달러로 10년 만에 약 70배 가까운 성장을 이루며 46위에서 2위로 도약했습니다.
화장품류는 같은 기간 6억 달러(16위)에서 32억 달러(7위)로, 식품은 11억 달러(11위)에서 33억 달러(6위)로 성장했고, 중고차는 약 5배 늘어난 29억 달러로 9위에 올랐습니다.
과거 수출 효자 품목으로 불렸던 디젤차(2위→11위), TV(7위→77위), 세제·비누 등 기타 비내구소비재(8위→13위), 패션 액세서리(9위→20위)는 10위권 밖으로 밀려났습니다.
대한상의는 "자동차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수출 소비재 1위 품목이지만, 글로벌 탈탄소 기조와 친환경 차량에 대한 수요 확대로 가솔린·디젤차 수요가 전기차로 옮겨가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어 "경쟁력 있는 가격과 고품질 이미지 등 한국 브랜드에 대한 높은 선호도로 중고차는 물론 화장품, 식품 수요도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국가별로 보면 대미 수출은 전체의 39.1%를 차지하는 387억 달러 규모로, 10년 전과 비교해 12.6%포인트 증가했습니다.
2위인 중국의 비중은 1.6%포인트 감소한 6.7%를 기록했고, 일본도 0.7%포인트 하락했습니다.
반면 캐나다(3.4%→5.4%), 네덜란드(0.5%→1.3%)와 카자흐스탄(0.6%→1.7%), 키르기스스탄(0.1%→1.5%) 등 신흥국의 약진이 돋보였습니다.
전체 수출의 45% 비중을 차지하는 북미 지역에서는 자동차, 가전제품 같은 내구소비재가 대부분을 차지했고, 아시아 국가에서는 식품, 담배 같은 직접 소비재와 화장품, 의류 같은 비내구재 품목이 주를 이뤘습니다.
한편, 소비재 수출은 최근 10년간 연평균 2.6%씩 성장하며 전체 수출 증가율(1.8%)을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자본재·원자재와 비교해 경기변동에 덜 민감해 수출의 안정 축 역할을 하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는 "성장성이 높거나 성장 잠재성이 높은 전략 품목을 선별해 집중적으로 육성한다면 안정적인 수출 확대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희원 대한상의 유통물류진흥원장은 "올해 상반기 소비재 수출은 미국 외 지역에서의 선전으로 비교적 견조했지만, 하반기에는 미국의 관세부과 본격화와 소비 둔화 우려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이어 "중앙아·동남아 등 유망 신흥 시장에 대한 진출을 지원하고, 글로벌 소비 트렌드 기반 전략 품목을 선정해 K-콘텐츠와 연계하는 등 지역별·국가별 맞춤형 전략으로 수출을 다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사진=대한상공회의소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