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왼쪽) 현지시간 29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이스라엘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를 맞이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현지시간 29일 트럼프 대통령이 마련한 '가자지구 평화구상'을 실행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이에 따라 2년 가까이 이어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의 가자지구 전쟁의 종식 가능성에 국제사회의 이목이 집중되는 가운데, 전쟁의 또 다른 당사자인 하마스의 동의 여부가 마지막 관문으로 남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네타냐후 총리와 정상회담을 마친 뒤 진행한 공동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평화구상을 언급한 뒤 "이 계획에 동의해준 네타냐후 총리에게 감사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하마스가 수락하면 내 제안은 모든 인질들을 즉시 석방하되 72시간을 넘기지 않도록 하고 있다"며 "따라서 인질들은 돌아올 것이며, 이는 전쟁의 즉각적인 종식을 의미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나는 하마스도 합의하고 싶어 한다고 듣고 있다"며 "이는 좋은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다만, "하마스가 이 합의를 거부할 가능성도 항상 있다. 그들만이 유일하게 남는 것이다. 다른 모든 이는 이를 받아들였다"며 "하지만 (하마스로부터) 긍정적인 답변이 나올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만약 그렇지 않다면 네타냐후 당신은 당신이 해야 할 일을 하는 데 있어 더욱 전폭적인 지지를 받게 될 것"이라며 하마스가 자신의 평화구상을 거절할 경우 하마스 완전 제거를 위한 이스라엘의 공격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방침임을 시사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평화구상과 관련, "이 제안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막대한 지원을 보내준 아랍 및 무슬림 국가들과 유럽의 많은 동맹국들에 감사하다"며 전 세계 많은 국가들로부터 지지를 받았음을 강조했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직후 "오늘 우리는 전쟁 종식을 위한 중요한 발걸음을 내디뎠으며, 중동에서 평화를 극적으로 증진하기 위한 무대를 마련했다.
가자지구 전쟁 종식을 위한 당신의 계획을 지지한다"며 합의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특히 하마스까지 합의해 이번 계획이 제대로 실행될 경우 "모든 인질, 생존자와 사망자가 모두 즉시 귀환할 것"이라며 "하마스는 무장해제될 것이고 가자는 비무장화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가자지구에는 하마스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도 운영하지 않는 평화로운 민간 정부가 수립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하마스가 합의를 거부하거나 일단 수락한 뒤 사실상 합의를 어길 경우 "이스라엘은 스스로 임무를 완수할 것"이라며 하마스 완전제거를 위한 작전을 계속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두 정상은 기자회견에서 각자 발언을 마무리한 뒤 기자들의 질문을 받지 않고서 퇴장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일에 관계된 여러 다른 국가의 서명과 승인을 기다리는 동안에는 질문을 받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고, 이에 네타냐후 총리도 동의했습니다.
가자지구 전쟁은 지난 2023년 10월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급습해 다수의 민간인을 포함한 1천200여 명을 살해하고 250여명 을 인질로 데려가면서 발발한 이후 2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현재 하마스 측이 억류 중인 생존 인질은 20명 정도로 알려졌으며,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인한 팔레스타인 측 사망자는 6만 6천 명을 넘어섰다고 최근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 보건부가 밝혔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