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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고온에 고랭지 배추마저…수확 포기 '울상'

<앵커>

강원도 강릉의 물 부족 현상은 최근에 비가 내리면서 어느 정도 해결됐지만, 농작물 피해는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특히 고랭지 배추가 큰 피해를 입어, 수확을 아예 포기하는 농민들도 있습니다.

조재근 기자 취재했습니다.

<기자>

국내 최대 고랭지 배추밭인 강릉 안반데기 지난달 말부터 수확철을 맞았지만 수확을 마친 곳보다 배추가 남아 있는 곳이 더 많습니다.

배추가 정상적으로 자라지 못해 수확을 포기했기 때문입니다.

겉보기엔 멀쩡해 보이지만 속을 열어보면 짓물러졌거나 알이 차지 않아 상품 가치를 잃었습니다.

일명 꿀통배추라고 불리는 속 썩음 증상이 속출한 겁니다.

[속도 안 차고 말하자면 상품 값어치가 없으니까 돈을 안 줘.]

원인은 여름철 계속된 가뭄과 고온 현상 때문.

지난 7~ 8월 이곳의 강수량은 217mm로 평년의 32%에 불과했고, 일 평균 기온은 21.7까지 올라 예년보다 1.5도 이상 높았습니다.

[박인복/배추 재배농민 : 비가 한 번 밖에 안 왔어요. 소나기로 딱 한 번 오니까 뿌리 자체가 수분 공급을 못 받으니까….]

출하를 포기하는 농가가 늘면서 생산량은 재배 면적의 절반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김시갑/강원도 무배추공동출하협의회장 : 그나마 시장에 가서 가격이라도 좀 높게 받아야 그나마 위안이 되는데 이게 가격도 떨어지고 수확도 떨어지고 그러다 보니까….]

강릉시에 가뭄 피해로 신고된 배추 재배 면적은 100여 ha, 피해가 확정돼도 받을 수 있는 재난지원금은 종자와 농약비 등 최대 5천만 원에 불과합니다.

게다가 농작물 재해 보험에 가입한 배추밭도 고작 30%에 불과해 가뭄으로 인한 피해는 대부분 농민이 감당해야 할 상황입니다.

(영상취재 : 김대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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