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늘(29일) 하루 은행 창구는 평소보다 더 혼잡했습니다. 주민등록증을 통한 본인 확인 서비스가 제한되면서 특히 인터넷이나 모바일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이 큰 불편을 겪었습니다.
보도에 박재현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화곡동의 한 은행 점포입니다.
아침부터 고객들 발걸음이 끊이지 않습니다.
대기 인원은 금세 수십 명을 넘어섰고, 일부 고객은 기다리는 걸 포기하고 발길을 돌려야 했습니다.
[나춘혜/서울 강서구 : 가스 요금, 의료 보험비 내러 왔는데 사람이 많이 밀려서 다시 나왔어. 저거 기다리다가 날 새겠어.]
외국인 고객도 이런 적은 처음이라며 난감해합니다.
[외국인 고객 : 원래 30분만 기다려야 해요. 지금은 2시간 정도….]
정부 전산망 마비로 주민등록증을 이용한 모바일 본인 인증이 중단되면서, 이에 대처하지 못한 고객들이 직접 영업점을 찾은 경우가 많았습니다.
운전면허증이나 여권 등으로도 모바일 금융 업무가 가능하긴 했지만, 고령층에게는 쉽지 않은 일입니다.
[은행 영업점 방문 고객 : (계좌 이체 한도) 상향 조정을 하려고 하니까 안 되는 거예요. 신분증 인식을 하는데 거기에서 걸리더라고요. 그래서 지금 여기 은행 와서 볼일 보고 가는 거예요.]
영업점에서도 다른 신분증 없이 주민등록증만 소지한 고객은, 직원들이 일일이 '주민등록증 진위 확인 ARS 서비스'에 전화를 걸어 신원 확인 절차를 거쳤습니다.
[유천웅/서울 강서구 : (카드) 분실했던 거 찾으러 왔어요. 이거 찾느라고 (주민등록증) 제시했어요. 면허증은 반납한 지 이제 한 달 정도 됐어요.]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은행장들과 만나 소비자 불편을 최소화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이억원/금융위원장 : 계속해서 상황 변화에 맞게 신속하게 금융 서비스 장애 내용과 대체 거래 수단을 상세히 알려주시길 다시 한번 당부드립니다.]
공공마이데이터와 정부24 시스템 복구로 은행이 등본과 소득 정보를 조회할 수 있게 되면서 한때 중단됐던 비대면 대출은 대부분 재개됐지만, 주민등록증을 이용한 비대면 계좌 개설 등 일부 서비스는 여전히 장애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최준식·양현철, 영상편집 : 김종태, VJ : 정한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