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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사태 대비' 재해복구 공주데이터센터, 18년째 문도 못열어

'비상사태 대비' 재해복구 공주데이터센터, 18년째 문도 못열어
정부가 재해·재난 등 비상사태 발생 시 행정업무의 연속성을 확보하기 위해 충남 공주에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제4센터로 '재해복구 전용 데이터센터' 개청을 추진해왔지만 18년째 문도 열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대전 본원 화재 여파가 일파만파로 이어지는 가운데, 만약 데이터를 이중화 방식으로 백업해 가동하는 공주센터가 문을 열었다면 이같이 피해가 광범위하지 않았을 수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오늘(29일) 국회예산정책처의 2024년 회계연도 결산(행정안전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국정자원 공주센터 신축사업이 장기간 지연되고 있습니다.

공주센터는 대전·광주·대구에 이은 네 번째 국정자원 센터로 기존 데이터센터와 달리 화생방, 내진, 전자기파(EMP) 차폐 등의 특수시설을 갖추고 있습니다.

대전과 광주센터 기능이 비상사태로 인해 동시에 마비되더라도 행정업무의 연속성을 확보하고 중요 전산 자원을 보호하기 위해 마련된 시설입니다.

이 센터는 정보보호 분야 제도 강화 필요성이 제기됨에 따라 2008년 마련된 '정보보호 중기종합계획'에 근거해 추진됐습니다.

당초 2012년까지 센터 구축을 완료하고 운영을 시작할 계획이었으나, 타당성 재조사 2회, 사업자 선정 유찰 7회, 입찰방식 변경 등으로 2019년이 돼서야 착공됐습니다.

이후 공사비 증액, 사업계획 적정성 재검토, 감리비 부족으로 인한 공사 중단을 거치면서 2023년 5월 센터 건물 신축공사가 완료됐습니다.

정부는 이듬해 11월 센터 문을 열 계획이었으나, 2023년 11월 정부 행정 전산망 장애 사태가 발생하자 공주센터에 '액티브-액티브 재난복구(Disaster Recovery·DR)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계획을 수정했고, 센터 개청일은 또다시 연기됐습니다.

액티브-액티브 재난복구 시스템이란 두 개의 센터가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주고받으며 운영되는 구조로, 한쪽에서 장애가 발생해도 다른 쪽에서 즉시 서비스를 이어받아 중단없이 운영할 수 있는 체계입니다.

평소에는 데이터 백업만 하다가 장애가 생기면 복구를 시작하는 '패시브(수동) 백업' 방식과 달리 두 센터가 동시에 가동되는 '액티브(능동) 이중화' 방식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훨씬 더 안정적으로 데이터를 보호할 수 있습니다.

사업 지연으로 예산액 집행도 늦어지면서 올해 5월 말 기준 공정률은 66.9% 수준에 불과합니다.

공주센터는 예정대로라면 다음 달인 10월에 문을 여는데 현재로서는 이마저도 불확실합니다.

행안부 관계자는 "지난 8월부터 대전·광주센터의 백업된 데이터를 공주센터에 보관해왔다"며 "전산 환경 구축 공사가 이달 말에 끝날 예정이나 재난복구(DR) 시스템은 미구축된 상태"라고 말했습니다.

예정처는 "당초 전쟁, 재난, 재해 등 비상사태에 대비한 재해복구 전용 데이터센터의 필요성을 인식한 시점과 구축 운영 계획에 비해 장기간 계획이 지연된 측면이 있다"며 "이른 시일 내에 국가정보자원 백업센터로서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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