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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막뉴스] '소주에 약 봉투' 20대녀, 편의점 주인이 멈춰 세운 이유

경기도 광주의 한 편의점.

20대 여성이 소주를 산 뒤 가게 밖 테이블 앞에 서서 한 무더기의 약 봉지를 차례차례 뜯기 시작합니다.

[장광식/편의점 주인 : 약 봉지들을 꺼내더니 그걸 하나씩 하나씩 뜯어서 약을 모으고 계셨어요.]

여성이 술과 함께 약을 한꺼번에 삼키려는 순간, 편의점 주인이 다급하게 뛰쳐나옵니다.

[장광식/편의점 주인 : 소주랑 같이 먹으려는 게 제 눈앞에 보였기 때문에 신고하면서 달려 나간 거죠.]

장 씨는 일단 여성에게 마실 음료를 건네고 진정시킨 뒤 즉시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이 여성은 암 투병 끝에 신병을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던 거로 전해졌습니다.

[장광식/편의점 주인 : 신고하지 말아 달라고 자기 암 걸린 거 아무도 알면 안 된다고 울기 시작했어요. 택시도, 버스도 없는 여기까지 올 이유가 없거든요 아 마지막이구나 그런 생각으로 온 것 같아 보였어요.]

경찰이 도착할 때까지 약 20분간, 혹시 모르는 마음에 장 씨는 끝까지 여성 곁을 지켰습니다.

[장광식/편의점 주인 : 이러시면 안 된다고, 요즘 의료도 좋아져서 암 때문에 바로 어떻게 되는 건 아니다... 그냥 토닥였죠.]

이후 경찰과 구급대가 도착해 여성의 건강 상태를 확인한 뒤 여성을 무사히 귀가시켰습니다.

편의점 주인의 따뜻한 관심이 생명을 지킨 셈인데, 알고 보니 편의점 주인이 여성에게 유독 진심이 담긴 위로를 건넬 수 있었던 이유가 있었습니다.

[장광식/편의점 주인 : 사실 제 아내가 15년 전 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거든요. 남 일 같지가 않았고, 그래서 더 마음이 쓰였죠. 지금 상황이 안 좋다고 미래까지 안 좋은 건 아니거든요. 너무 극단적으로 생각하지 마시고 강해져서 좋은 모습으로 한 번 다시 뵀으면 좋겠습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전화 ☎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 1577-0199, 희망의 전화 ☎ 129, 생명의 전화 ☎ 1588-9191, 청소년 전화 ☎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취재: 노대영 / 구성: 노은정(인턴) / 영상편집: 김수영 / 디자인: 이수민 / 제작: 모닝와이드3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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