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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명 희생' LA 산불…"재난경보 알림 체계 부실"

'31명 희생' LA 산불…"재난경보 알림 체계 부실"
▲ 지난 1월 미 LA 알타데나 지역에서 발생한 산불

올해 초 31명의 목숨을 앗아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의 대형 산불 발생 당시 부실한 재난 경보 알림 체계 등으로 피해가 커졌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LA 카운티 행정당국은 외부 자문업체 맥크리스털 그룹이 독립적으로 조사 후 평가한 '이튼·팰리세이즈 산불 사후 검토 보고서'를 공개했습니다.

보고서는 산불 당시 당국의 대응에서 특별히 두드러진 실패 지점을 찾지는 못했지만, 대신 "시대에 뒤떨어지는 오래된 정책, 일관성 없는 관행 및 통신 취약점" 등 일련의 부실한 시스템이 효과적인 대응을 막았다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재난관리 당국은 산불이 발생하기 4일 전부터 강풍 예보에 대비해 인력 배치 계획을 짰으나, 한 베테랑 직원이 다른 업무로 타지에 파견돼 핵심 직책에 경험이 부족한 직원들이 배치된 상태였습니다.

또 산불 발생 직후 카운티 소방국과 보안관실에서 대피가 필요한 지역을 확인해 재난관리국에 전달했는데, 담당 직원에게 내용이 전달된 뒤 이 직원이 외부 업체가 구축한 시스템을 업데이트해 주민들에게 경보를 전송하기까지 20∼30분이 소요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또 일부 대피 경보는 주민들이 메시지를 받은 뒤 별도의 링크를 클릭해야 볼 수 있었으며, 강풍으로 인한 정전과 통신 설비 문제로 대피령 메시지 전송이 더욱 지연됐다고 보고서는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카운티 보안관실 주요 부서에 공석이 많고 재난관리국의 인력이 부족한 점과, 기관별로 서로 연결되지 않는 통신 플랫폼을 사용해 각 대응 인력과 현장 지휘관들이 정보를 지속해서 공유하지 못한 점도 문제로 꼽혔습니다.

카운티 당국자들은 오는 30일 회의에서 이런 검토 결과와 권고 사항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지난 1월 7∼8일 LA 서부 해안 퍼시픽 팰리세이즈 지역과 동부 내륙 알타데나 지역 등에서 발생한 화재는 계절성 강풍을 타고 크게 번지면서 모두 31명의 사망자를 내고 1만 6천여 채의 건물을 파괴했습니다.

특히 야간에 빠르게 확산해 주택가를 덮친 이튼 산불 지역에서는 다수의 주민이 화재 경보를 받지 못해 대피할 겨를 없이 희생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캐서린 바거 LA 카운티 감독위원장은 "이번 보고서를 바탕으로 교훈을 얻고 안전을 개선하며 공공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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