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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막뉴스] "3미터 무대 아래로 추락"…한순간에 무너진 무용수의 꿈

지난 8월 22일 세종예술의전당.

아름다운 음악과 함께 무용수들의 유려한 동작이 이어지던 순간, 2명의 무용수가 무대 아래로 사라집니다.

무려 3미터 높이에서 추락하는 비극적 사고가 벌어진 겁니다.

[119 불러주세요.]

이날 무대에서 떨어진 무용수 가운데 한 명은 뇌출혈, 다발성 골절, 장기 손상 등으로 무려 네 차례나 큰 수술을 진행했습니다.

[피해 무용수 어머니 : 비장은 쓸 수가 없어서 비장을 아예 드러내고 배가 너무 많이 다쳐서 3분의 1을 아예 절제를 했고.]

현재 피해자는 부상이 심각해 무용수로서는 물론이고 정상적인 활동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사고 당시 무대 앞쪽은 낭떠러지 상태였지만 무용수들은 이 사실을 알 수 없었다고 말합니다.

바닥이 위 아래로 움직이는 오케스트라 피트가 무대 앞쪽에 위치하고 있었지만 최종 리허설에서 빠졌던 걸 모른 겁니다.

[동료 무용수 : 무대 자체가 많이 어둡고 하긴 했었어서 확인하기 어려웠던 부분도 있었던 것 같고요. 원래 안전 교육이나 오케스트라 피트가 내려간다 올라간다 식의 안내가 있어야 하는데 그런 것도 없었고 리허설 시간이 단축돼서 리허설을 해볼 시간이 많이 부족했었거든요.]

심지어 이번 사고의 원인이 공연장 시설 문제가 아니어서 손해배상도 받을 수 없는 상황.

피해자는 1천만 원 넘는 병원비를 자비로 부담해야 했습니다.

무대 위 추락 사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 2018년, 성악가를 꿈꾸던 고 박송희 양이 오케스트라 조연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6미터 높이에서 추락해 사망하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습니다.

당시 안전 장치가 전혀 없었습니다.

[박원한/고 박송희 양 아버지 : 멀쩡하던 아이가 아침에 잘 다녀오라고 인사하고 제가 보내고 난 뒤에 그다음 날 중환자실에서 누워서 의식도 없는 아이를 바라봤을 때는 그거는 진짜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릅니다 왜 이런 걸 다시 한 번 또 이렇게 겪어야 되는지 참 정말 가슴 아픕니다.]

대부분 예산이 빠듯하다는 이유로 공연 현장에서 반복되는 안전 사고 당국의 철저한 관리 감독이 없는 한 젊은 예술가들이 겪는 비극적 일들은 반복될 수 밖에 없습니다.

[이씬정석 대표/문화예술노동연대: 순수 예술이나 기초 예술 쪽의 경우는 지원금이나 예산 제작 예산의 범주 안에서 보통 작업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근데 그 제작 액수 자체가 작습니다. 그래서 그런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행정적으로 누락되는 경우가 발생하고 이런 부분들이 영세한 조건으로 해서 계속 발생하고 있어서 이 부분들은 고질적인 문제로 있습니다.]

(취재 : 정경우, 구성 : 노은정(인턴), 영상편집 : 김수영, 디자인 : 육도현, 제작 : 모닝와이드3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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