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9년 이후 6년 만에 유엔총회장을 찾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에스컬레이터를 타는 순간, 갑자기 에스컬레이터가 멈춰버립니다.
멜라니아 여사는 순간 비틀거렸지만 다행히 넘어지진 않았고, 트럼프 대통령은 당황한 듯 잠시 주변을 둘러본 뒤 개의치 않고 멜라이나 여사와 함께 걸어서 올라갔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작은 수모를 잊지 않았습니다.
[트럼프/미국 대통령 : 제가 유엔에서 받은 것은 올라가는 도중에 중간에 멈추는 에스컬레이터뿐이었습니다. 영부인이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면 넘어졌을텐데, 그녀는 아주 건강해요. 우리 둘 다 건강해요. 우리 둘 다 서 있었어요.]
뼈있는 농담이었지만 이번엔 연설문 자막기, 프롬프터가 말썽을 부렸습니다. 갑자기 작동을 멈춰버린 겁니다.
[트럼프/미국 대통령 : 그리고 작동하지 않는 텔레프롬프터. 이것이 제가 유엔에서 받은 두 가지입니다. 좋지 않은 에스컬레이터와 좋지 않은 텔레프롬프터입니다. 이 텔레프롬프터을 운영하는 사람은 큰 곤경에 처해 있다고 말할 수밖에 없습니다.]
재치있는 농담에 좌중은 처음엔 웃었지만,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유엔이 분쟁 해결에 무능력하고 기구 운영이 비효율적이며 부패했다고 신랄하게 비판하면서 분위기는 싸늘하게 식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전 세계 7개 분쟁을 종식시키는 동안 유엔은 거기에 없었다고 독설을 쏟아냈습니다.
[트럼프/미국 대통령 : 유엔의 목적이 무엇입니까? 공허한 말뿐입니다. 공허한 말로는 전쟁을 해결할 수 없습니다.]
유엔총회의 정상연설은 보통 15분 안팎이 권고사항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은 1시간 가까이 이어졌습니다.
멜라니아 여사는 일반 방청석 앞줄에 앉아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지켜봤고, 다음 날 연설이 예정된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대표단 좌석에 앉아 연설을 들었습니다.
(구성 : 이호건 / 영상편집 : 김수영 / 디자인 : 육도현 / 제작 : 디지털뉴스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