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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평한 바닥, 곳곳 손잡이…'노인 아파트' 가보니

<앵커>

집은 우리가 가장 안전하다고 믿는 공간이지만, 노인 안전사고의 절반이 집 안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초고령사회로 접어든 지금, 무엇보다 어르신들이 편안하게 머물 집은 꼭 필요한데요. 그렇다면 우리 사회는 얼마나 준비되어 있는지, 연중기획 나도 노인이 된다에서 살펴봤습니다.

정성진 기자입니다.

<기자>

경기도 성남시의 노인 전용 아파트.

안으로 들어가 보니 신발장, 화장실 등에 붙은 손잡이, 단차 없이 평평한 바닥, 높낮이 조절 가능한 세면대 등이 눈에 띕니다.

국가유공자나 생계급여수급자 가운데 노인 1인, 또는 부부 가구가 장기 임대로 거주할 수 있습니다.

[김순임 (77살)/경기 성남시 고령자 복지주택 주민 : 신발 신을 때도 잡고 신을 신으면 좋고, 화장실에 갈 때도 앉았다 일어날 때 할 때도 이렇게.]

아파트 단지에서 복지관 프로그램과 식사도 이용하고, 의사 방문 서비스도 받을 수 있습니다.

[박정희 (78살)/경기 성남시 고령자 복지주택 주민 : (병원을) 멀리 갈 적에는 우리 아이들이 일부러 와서 데리고도 다녔거든요. 여기서 (진료를) 두 번을 해주시니까 좋았어요.]

[김경중/가정의학과 전문의 : 어르신들께 병원은 가까우냐 아니냐가, 이제 진료를 받을 수 있느냐 없느냐를 결정하는 주요한 요인이기 때문에 멀면 참게 되고, 참으면 병이 커집니다.]

마을 전체를 노인 전용으로 조성한 곳도 있습니다.

파크 골프장 등 체육 시설, 노인 복지관, 병원 등 노인들이 많이 이용하는 시설이 집 근처, 도보권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노인 마을 시설들은 인근 주민에게도 개방돼 호응이 높습니다.

[김시권/충남 서천군 복지마을 사무국장 : 보통은 도심에 인프라가 몰려 있잖아요. 내가 거주하는 곳에서 다양한 인프라를 이제 조금 이용할 수 있는 그런 커뮤니티 케어(의 형태입니다.)]

노인 전용 주택은 전국 통틀어 3만 호 수준, 노인 가구 수를 감안하면 보급률은 0.4%밖에 되지 않습니다.

최근 실태조사에선, 노인들의 87.2%가 "건강이 유지된다면 현재 집에서 계속 살고 싶다"고 답했습니다.

노인 전용 주택 공급과 함께, 주거 환경 개선 사업 확대도 필요한 이유입니다.

심한 관절염으로 혼자 일어섰다 앉는 것도 힘들었던 82살 김순덕 할머니, 40년 넘는 낡은 집에 최근 전등 리모컨과 욕실 손잡이 등을 구청이 설치해 줬습니다.

[김순덕 (82살)/서울 양천구 : 일어나도 못한 게, 무릎이 (안 좋아서). 파리채로 이러고 때리고 때리고 끄고 쓰고 그랬더니 (전등 스위치가) 깨져 버렸어. (전등 리모컨으로 바꾸니까) 기분이 좋지요.]

전문가들은 '생활 환경'에 집중해 노인 주택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권오정/건국대 건축학부 교수 : 누구나 고령자가 되지 않습니까. 유모차를 끄는 청년층에게도 편안하고, 또 휠체어를 타는 어르신들에게도 편안하고 하는 그런 물리적인 환경을 조성하는 디자인 콘셉이 유니버설 디자인입니다.]

(영상취재 : 오영춘·배문산·윤 형, 영상편집 : 김종태, 디자인 : 박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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