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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식료품 가격 부담 커지자…'종이 쿠폰' 다시 꺼내

미 식료품 가격 부담 커지자…'종이 쿠폰' 다시 꺼내
▲ 지난 8일(현지시간) 오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카운티 버뱅크의 월마트 매장 식료품 코너에서 아보카도가 1개당 96센트에 판매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식료품 가격을 낮추겠다고 공언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들이 물가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CNN이 보도했습니다.

일부 유통업체는 식료품 가격 인상으로 가계 부담이 늘어난 소비자들을 잡기 위해 종이 쿠폰도 다시 꺼내 들었습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이민 단속, 기상이변에 따른 식량 생산 타격 등으로 지난달 식료품 가격이 3년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상승했다고 전했습니다.

특히 수입 의존도가 높은 식품의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고 CNN은 지적했습니다.

미국 노동부가 이달 11일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따르면 커피 가격은 지난달에만 3.6% 뛰며 2011년 이후 최대 월간 상승률을 보였고, 올해 들어서는 20.9% 올랐습니다.

미국은 커피를 대부분 브라질에서 수입하는데 지난달부터 커피를 포함한 브라질산 수입품에 50% 관세를 부과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사과와 상추 가격은 전달보다 각각 3.5%, 바나나는 2.1% 올랐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달 멕시코산 토마토에 대해 17.09%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하면서 토마토 가격은 4.5% 뛰었습니다.

예일대 예산연구소는 관세가 현재 수준으로 유지될 경우 식품 가격이 단기적으로 3.4%, 장기적으로는 2.5%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연구소에 따르면 트럼프 관세로 미국의 평균 실효 관세율은 1935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대적인 불법 이민자 단속도 식품 산업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미 농무부에 따르면 미국 내 농장 노동자의 42%는 미등록(불법 체류) 이민자들입니다.

올 3~7월 미국의 농업 분야 고용은 6.5% 줄었는데, 이 말은 15만 천여 명의 일자리가 사라졌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불법 이민자 단속 여파로 캘리포니아 농장에서는 농작물이 수확되지 못하는 등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CNN은 전했습니다.

미시간주립대 식품 경제학자 데이비드 오르테가는 과일·채소처럼 이민자 노동력에 크게 의존하거나 커피·바나나 같이 거의 전적으로 외국에서 생산돼 높은 관세가 매겨지는 식품들이 가격 상승의 가장 큰 영향을 받는다고 말했습니다.

윌리엄 매스터스 터프츠대 교수는 노동력 감소는 과수원, 온실, 창고 건설 등 식량 공급망 투자도 위축시킬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와 함께 기후변화도 식품 가격 상승의 또 다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데, 허리케인, 가뭄 등 기후 재해가 오렌지, 소고기 가격을 밀어 올렸다고 설명했습니다.

소비자들 사이에선 양극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저소득층은 소포장 상품, 가격이 저렴한 자체브랜드(PB) 상품 등으로 몰리는 반면 고소득층은 프리미엄 제품 등에 지출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미국 슈퍼마켓 체인 크로거는 2023년 일부 중단했던 종이 쿠폰을 부활시켰습니다.

소비자들이 식료품 비용을 줄이기 위해 판촉 행사에 의존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CNN은 해석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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