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병, 서울여행 등의 해시태그가 달려 있는 게시글
"서울을 떠나면 내가 병이 난다"('Che***')
"서울에서의 매 순간을 떠올리면 행복으로 가득하다"('kyu***')
'중국판 인스타그램'이라 불리는 샤오훙수(小紅書)에 최근 올라온 절절한(?) 고백들입니다.
세계적으로 서울이 인기 관광지로 떠오른 가운데, 중국 소셜미디어(SNS)에서 서울을 다녀온 뒤 느끼는 일종의 향수병인 이른바 '서울병'이 화제입니다.
서울 나들이나 체류를 하고 돌아간 중국인들이 단순한 아쉬움을 넘어 서울의 거리와 서울에서 보낸 일상 하나하나를 그리워하며 '서울찬가'를 부르고 있습니다.
샤오훙수 이용자 'Che***'은 "서울의 공기에는 사람을 환하게 만드는 마법의 요소가 있었다"며 "나와 친구는 을지로3가를 지칠 줄 모르고 마구 돌아다녔다"고 적어 올렸습니다.
이어 "서울에 간 이유는 물론 콘서트였다"며 "설령 공연이 없더라도 나는 서울에서 계속 살고 싶다"고 했습니다.
또 'kyu***'은 "예약한 숙소를 찾지 못해 길을 계속 묻고 다녔던 기억이 난다"며 "그때 만난 모든 사람은 나를 위로하며 길을 안내해 줬고, 마지막에는 한 아주머니가 직접 집주인에게 전화를 걸어 나를 숙소까지 데려다주기도 했다"고 적었습니다.
글 말미에는 '서울병' 해시태그도 달려 있었습니다.
그런가 하면 '浮***'은 대학 시절 서울에서 살았던 경험을 떠올리며 "인생의 찬란한 순간들이 이렇게 오래 지나가 버렸다니, 마치 한 편의 꿈 같다"고 했습니다.
이어 "학교 근처 오래된 노래방도 그립다"며 "밤늦도록 목청껏 노래를 불렀고, 끝나면 길가 포장마차에 들러 떡볶이와 순대를 먹었다. 충무로의 영화관, 집 앞 편의점이 그립다"고 덧붙였습니다.
틱톡에서 '서울병'을 검색해도 서울 거리 풍경을 담은 영상이 이어집니다.
"'서울병'은 휴대폰 신호가 LTE로 바뀌는 그 순간 시작된다"(이용자 'lin***'), "서울에 도착하자마자 '서울병'에 걸려 버렸다"('use***'), "또다시 찾아온 '서울병'"('iw0***') 등의 제목을 달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유학 중인 중국인 문 모(23) 씨는 20일 "샤오훙수에 서울병을 토로하는 글이 자주 올라오고 있다"며 "많은 이들에게 서울은 잠시나마 현실을 벗어날 수 있는 유토피아로 인식된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19일 홍대 앞 올리브영에서 물건을 구경하고 있던 중국인 하 모(18) 씨는 "블랙핑크 제니를 좋아해서 한국에 놀러 왔다"며 "한국 문화를 좋아할수록 서울병에 더 많이 걸리는 느낌"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인근 다이소에서 중국인 헤나난(20) 씨는 "1년 동안 살며 한국 사람들이 정말 친절하다는 것을 많이 느꼈다"며 "SNS에 '서울병'이 많이 올라오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 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관광공사 데이터랩에 따르면, 올해 들어 6월 말까지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252만 7천여 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4%가량 늘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오는 29일부터 중국인 단체관광객에 대한 한시적 무비자가 허용되면서 중국인의 방한 열기는 더욱 뜨거워질 전망입니다.
중국 최대 명절인 국경절·중추절(10월 1∼8일)까지 겹치면서 '유커'(游客·중국 단체관광객) 특수가 본격화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사진=샤오홍수 이용자 'kyushiiiiii' 게시글 캡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