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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지로, 너도 우익이었니…'귀칼'이 재점화한 혐한 논란

탄지로, 너도 우익이었니…'귀칼'이 재점화한 혐한 논란
▲ 귀멸의 칼날 극장판

국내 누적 관객 450만 명을 돌파한 일본 애니메이션 '귀멸의 칼날'의 혐한 논란이 불거지고 있습니다.

20일 엑스(X·옛 트위터)에서는 귀멸의 칼날 원작 만화책 한 대목이 '혐한' 요소를 담고 있다는 주장이 1만7천 건 넘게 리트윗(재게시)되며 퍼지고 있습니다.

이는 18권에 나온 "약한 놈은 정정당당하게 겨루지 않고 우물에 독을 탄다. 추악하다"라는 대사입니다.

조선인 수천 명을 학살한 1923년 관동대지진을 떠올리게 하는 데다 대사 배경에 한반도와 유사한 형상이 그려져 있다는 게 누리꾼들 주장입니다.

이 작품은 이미 주인공 탄지로의 귀걸이에 욱일기 문양이 있는 점과, 일본이 제국주의 정책을 펴던 다이쇼 시대(1912∼1926년)가 배경인 점에서 우익 색채가 짙은 게 아니냐는 논란이 휩쓸고 지나간 바 있습니다.

일부 누리꾼들은 "논란을 알고도 영화를 보는 것은 '매국노' 아니냐"는 거친 비난까지 하고 있지만, 열성 팬들은 "확대 해석"이라고 반박하는 상황입니다.

일본 콘텐츠와 그 제작자를 둘러싼 극우 논란은 반복되고 있습니다.

2013년에는 애니메이션 '진격의 거인' 작가 이사야마 하지메의 것으로 추정되는 SNS 계정에 "일본의 통치로 인구와 수명이 2배로 일어난 조선인은 '민족 정화'를 당한 유대인과는 상황이 다르다"라는 식민 지배 옹호 글이 올라왔습니다.

'슬램덩크'에도 욱일기 문양이 작화 배경으로 적지 않게 나옵니다.

작가인 이노우에 다케히코도 자위대 찬양성 발언을 리트윗 한 전력이 논란이 됐습니다.

잇따른 우익, 혐한 논란이 과거와 같이 대대적인 반일 행동으로 불붙거나 일본 콘텐츠에 대한 거부로 이어지지 않는 이유는 한국의 경제·문화적 성장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양기호 성공회대 일본학과 교수는 "이제는 일본 젊은이가 한국 문화를 선망하는 등 완전히 역전된 상황"이라며 "경제 성장과 한류 열풍으로 일본에 대한 콤플렉스가 없어지면서 (혐한에 대한) 문제의식이 희석돼 가고 있다"고 짚었습니다.

일본 문화학을 전공한 박희영 국립한밭대 일본어과 교수는 "젊은 층은 문화 콘텐츠와 역사를 구별해 인식한다"며 "극우 논란이 있다고 해 좋아하는 콘텐츠를 포기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럼에도 문제점을 계속해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양 교수는 "독일은 나치 문양을 사용하면 최대 징역 7년에 처하지만 본질적으로 동일한 욱일기에 대해서는 일본 내 제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이 문제를 계속 지적하며 국제적으로 이슈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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