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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센터 전화하니 '느릿느릿'…새로운 생존 전략 '눈길'

<앵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은행들이 노년층 고객잡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큰 글자로 안내하는 점포, 느린 말로 응대하는 전용 콜센터까지, 고령층 맞춤 서비스 경쟁이 치열합니다.

보도에 노동규 기자입니다.

<기자>

이 은행 점포의 번호표 기계는 다른 곳과 좀 다릅니다.

대출이나 카드발급 같은 세세한 업무 구분은 없고, '창구'와 '키오스크', 큼지막한 글자의 버튼 두 개로만 단순화했습니다.

현금출납기도 입출금과 이체, 통장정리 단 4개 버튼만 남겼습니다.

그래도 기계 사용이 어려우면 직원이 직접 나섭니다.

[5만 원권으로 찾아가실 거예요?]

[이영호/서울 성북구 : 편하고 좋잖아요. 저 양반한테 빼달라 그런 거야 내가. 84살인데, 동창회에 가야 하는데 돈이 없잖아.]

초고령 사회를 맞아 은행들이 앞다퉈 노년 고객 특화점포를 개설하고 있습니다.

쉴 공간 제공은 물론, 예금이 많지 않아도 대여금고까지 이용하게 해줍니다.

['노인 특화 은행점포' 이용객 : 저는 편하게 잘 쓰고 있어요. 또 배려도 잘 해주시고.]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인터넷 은행들은 스마트폰 앱이 익숙하지 않은 고령자들을 위해, 전용 고객센터와 상담원을 두고 쉽게, 느린 속도로 통화합니다.

[이승원/카카오뱅크 콜센터 상담원 : 이걸 원하신다고 딱 말씀을 하지는 못하시는 분들이 많기 때문에, 경청을 한 다음에 천천히 안내를 도와드리고 있습니다.]

지난해 기준 60세 이상의 평균 순자산액은 5억 2천만 원으로, 전 연령대를 통틀어 가장 부유합니다.

이들의 순자산액을 다 합치면 4천300조 원으로 추산돼 은행들로서는 놓칠 수 없는 겁니다.

각종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대출과 예금 상품은 물론이고, 유언 대체 효과가 있는 신탁 상품 등 맞춤형 상품 경쟁도 뜨겁습니다.

[이애라/신한은행 PB팀장 : 어떻게 하면 절세효과가 있는가, 65세부터 차차 증여라든지 상속이라든지 많이 관심을 갖고 계세요.]

급속한 고령화로 2050년에는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40%를 넘어설 걸로 예상되면서, 고령층 맞춤형 상품과 서비스 개발은 금융회사들의 생존 조건이 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한일상, 영상편집 : 채철호, 디자인 : 최재영·서승현, VJ : 정한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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