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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멀 방송 중단에 미 민주당·시민단체 우려…트럼프는 심야 환영글

키멀 방송 중단에 미 민주당·시민단체 우려…트럼프는 심야 환영글
▲ 영국 국빈 방문 중 찰스왕과 만찬 하는 트럼프

'지미 키멀 라이브!' 방송을 중단하기로 한 미 ABC 방송의 결정에 대해 민주당과 시민단체는 우려의 목소리를 냈지만, 영국을 국빈 방문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기쁨을 드러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미국에 희소식: 시청률로 고전하던 지미 키멀쇼가 폐지됐다"고 썼습니다.

트럼프는 런던 현지 시각 새벽 1시 4분에 이 글을 올리면서, 방송 중단을 결정한 ABC방송을 향해 "축하한다. 과거에 해야 했을 일을 해낼 용기가 드디어 생겼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동안 본인과 각을 세워 온 다른 토크쇼 진행자들까지 싸잡아 평가절하했습니다.

그는 "키멀은 재능이 '제로'고 (스티븐) 콜베어보다도 시청률이 나빴다. 그게 가능한지 모르겠지만"이라며 "이제 지미(팰런)와 세스 (마이어스), 가짜뉴스 방송 NBC의 두 루저만 남았다. 그들의 시청률도 끔찍하다. (폐지)하라 NBC!!!"라고 덧붙였습니다.

지미 팰런이 진행하는 NBC방송의 간판 토크쇼 '더 투나잇 쇼', '레이트 나잇 위드 세스 마이어스' 등의 폐지까지 요구한 셈입니다.

앞서 미국 방송통신분야 규제당국인 연방통신위원회(FCC) 브렌던 카 위원장은 청년 보수단체 대표 찰리 커크 암살에 대한 키멀의 발언을 문제 삼아 '지미 키멀 라이브!'의 방송 중단을 요구했습니다.

이후 ABC방송은 실제로 이 프로그램의 방송을 무기한 중단했습니다.

키멀은 자신의 쇼에서 커크 피살 사건과 관련해 "지난 주말을 지나며 우리는 새로운 최저점을 찍었다. 마가(MAGA) 패거리들은 찰리 커크를 살해한 녀석이 자기들 중 하나는 아니라고 필사적으로 선을 긋고 있다. 그러면서 거기서 뭐라도 정치적 점수를 따내려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키멀은 과거에도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정책을 여러 차례 비판해 트럼프의 심기를 건드렸습니다.

지난해 아카데미 시상식 때에는 시상식 사회자였던 키멀이 오프닝 멘트부터 공화당 의원을 농담 소재로 삼자 당시 공화당 대선 후보였던 트럼프는 "역대 오스카 시상식에 지미 키멀보다 더 최악인 사회자가 있었나. 키멀의 오프닝은 평균 이하인 인물이 '무언가'가 좀 돼보겠다고 안간힘을 쓰는 꼴"이라는 독설로 반응했습니다.

이에 대해 키멀은 시상식 막판에 트럼프가 올린 게시물을 직접 낭독하고는 "시청에 감사드린다"면서 "아직도 깨어 있다니 놀랍다. 감옥 갈 때가 지나지 않았나"라면서 당시 2020년 대선 결과 뒤집기 혐의 등 4가지 사안으로 재판에 넘겨진 트럼프를 조롱해 객석의 폭소를 끌어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 굴복해 키멀 쇼를 폐지한 ABC방송을 향해서는 정치권과 시민단체에서 비판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민주당 크리스 머피 상원의원은 소셜미디어에서 ABC방송의 폐지 결정에 대해 "나라의 언론자유를 조직적으로 파괴한 것"이라며 "이 순간의 무게를 이해해야 한다. 지금 이 순간 나라가 움직여야 한다. 우리가 모두 거리에서 저항해야 할 순간이다"라고 말했습니다.

민주당 소속인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엑스(X)에 "공화당은 언론의 자유를 믿지 않는다. 실시간으로 당신을 검열하고 있다"고 썼습니다.

배우 겸 연출자인 벤 스틸러도 X에서 "이건 옳지 않다"고 썼습니다.

시민단체 미국시민자유연맹(ACLU)도 성명을 내고 "매카시즘을 넘어서는 것"이라며 "트럼프 정부의 행위는 ABC방송의 항복과 더불어 수정헌법 제1조의 자유(언론의 자유)에 심각한 위협"이라고 규탄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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