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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아름답게"…트럼프, 국립공원서 노예제 자료 철거 지시

"역사를 아름답게"…트럼프, 국립공원서 노예제 자료 철거 지시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국립공원에서 노예제와 관련한 각종 자료와 전시물 철거에 나섰습니다.

워싱턴포스트(WP)는 16일(현지시간) 행정부 내 소식통을 인용해 국립공원관리청(NPS)의 관할 부처인 내무부가 이 같은 작업을 주도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같은 작업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3월 서명한 행정명령에 따른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역사적 인물을 비하하는 이념을 담은 각종 전시물을 국립공원에서 제거하라"고 지시했습니다.

관계자에 따르면 이 같은 지시에 따라 웨스트버지니아주(州)의 하퍼스페리 국립역사공원에선 노예제와 관련한 각종 자료가 철거됐습니다.

하퍼스페리 국립역사공원은 1859년 노예제 폐지론자인 존 브라운이 이끄는 무장세력이 봉기한 사건을 기념해 조성한 공원입니다.

이 같은 역사적 배경 때문에 이 공원에는 노예제의 비참한 현실과 인종차별의 악습을 고발하는 각종 사료가 중점적으로 전시돼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같은 사료들은 '미국의 역사를 비하한다'는 이유에서 철거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 국립공원에선 노예에 대한 폭력을 고발하는 유명한 사진도 철거 지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1863년에 촬영된 이 사진은 남북전쟁 당시 북부 주민들에게 노예제 폐지의 정당성을 확인시켜주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 역사적 사료입니다.

이와 함께 미국의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이 필라델피아에 거주하던 시절의 관저 유적지에선 워싱턴이 소유했던 9명의 노예에 대한 자료들이 수정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워싱턴이 미국 독립의 영웅이지만, 노예 소유주로서 부정적인 평가를 받는다는 점을 감안한 조치로 보입니다.

국립공원관리청은 성명을 통해 "미국 역사나 역사적 인물의 부정적인 면만 지나치게 강조하고, 전체 맥락과 국가적 발전을 언급하지 않는 자료는 관람객의 이해를 돕는다기보다는 시각을 왜곡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2023년까지 필라델피아의 국립역사공원 책임자를 지낸 신디 맥레어드는 "전시물은 중요한 역사의 일부를 전달한다"며 "이를 제거한다면 역사공원의 본질이 바뀌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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