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과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의 7월 면담
미국을 방문 중인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16일(현지시간) 최종 타결까지 진통을 겪고 있는 한미 무역협정과 관련해 미국 측과 협의를 계속했습니다.
전날 미국에 도착한 여 본부장은 이날 워싱턴DC에서 카운터파트인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회동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11∼14일 방미한 김정관 산업부 장관이 미국 측 관세 및 통상협상 '키맨'인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만난 데 이어 연달아 한미 고위급 협상을 이어간 것입니다.
앞서 한미 양국은 지난 7월 30일 새로운 무역협정을 체결하기로 큰 틀에서 합의했고 지난달 25일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를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아직 협정의 세부 이행사항을 놓고 양측이 상반된 입장을 보이면서 최종 타결이 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그 사이 일본은 한국보다 먼저 미국과 무역협정을 완료했고, 미국은 25% 이상 부과하던 일본산 자동차 관세를 이날부터 15%로 인하했습니다.
자동차는 한국의 대미 수출 품목 1위여서 여전히 25%의 관세율을 적용받는 한국 자동차 업계는 미국 시장내 가격 경쟁력 차원에서 타격이 불가피하지만, 정부는 국익에 반하는 불합리하고 불공정한 합의를 쫓기듯 할 수는 없다는 입장입니다.
양측은 한국의 3천500억 달러(약 486조 원) 규모 대미 투자 패키지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구성하고 이행하느냐를 놓고 가장 크게 이견을 보이고 있습니다.
미국은 지분 투자 방식으로 달러 현금을 한국에서 받아 투자처를 미국이 결정하는 한편 투자 이익도 투자금 회수 이후에는 미국이 90%를 가져가는 등의 '일본식' 합의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은 정부 재정 및 국내 외환시장 위기 등 국가 경제에 심각한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 등으로 인해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이날 여 본부장과 그리어 대표의 회동에서도 이러한 양측 입장의 간극을 좁히기 위한 협의가 주로 이뤄진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한미 양측의 이견이 한두 번의 만남으로 좁혀지기에는 아직 이른 시점이라는 관측도 많습니다.
이에 따라 여 본부장은 이번 방미 기간 그리어 대표와의 회동 외에도 한국 입장을 뒷받침해줄 수 있는 지원 확보 및 여론 조성 차원에서 미국 조야 인사들도 두루 만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