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하버드대학교 정문
최근 수년간 미중 갈등이 고조되면서 미국에서 유학한 중국인 학생들이 미국은 물론 중국에서도 '스파이 취급'을 받으며 안팎에서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고 미국 CNN 방송이 보도했습니다.
한때 중국에서는 미국 대학 학위가 좋은 직장을 위한 '황금 티켓'으로 여겨졌으나 이제는 중국인 유학생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반(反) 이민 정책과 방첩조사의 표적이 된 데다 자국에서도 '잠재적 간첩'으로 여겨지며 일자리 찾기가 쉽지 않아 졌다는 것입니다.
CNN은 시진핑 집권 후 중국으로 돌아온 해외 유학생 수가 2013년 35만 명에서 2021년 100만 명으로 크게 늘었지만 이 기간 민족주의와 애국주의가 강조되고 국가 안보에 대한 경계심이 높아지면서 고용주들이 미국뿐 아니라 외국 대학 출신 지원자 전반을 의심의 눈초리로 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알프레드 우 싱가포르 국립대 리콴유 공공정책대학원 부교수는 중국 국가안전부의 캠페인으로 스파이 활동에 대한 편집증이 중국에서 일종의 "사회적 규범"이 되면서 기업들이 해외 졸업생을 이전보다 덜 환영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국가안전부는 소셜미디어 위챗 등을 통해 외국 스파이가 어디에나 있으며, 박사과정 유학 중이던 중국인이 외국 정보기관에 포섭돼 국가기밀 유출에 가담하게 됐다는 식의 사례를 주기적으로 선전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2023년부터 여러 지방정부가 고위급 공무원 육성을 위해 상위권 대학 졸업생을 따로 선발하는 '선조생'(選調生) 제도 선발 대상에서 해외 대학을 제외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중국에서 가장 개방적인 지역으로 꼽히는 광둥성도 여기에 가세했습니다.
지난 4월에는 중국 최대 에어컨 제조사 거리(Gree)의 둥밍주 회장이 주주총회에서 "(외국에 살다가) 귀국한 사람은 절대 고용하지 않을 것이다. 그들 사이에 스파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발언하기도 했습니다.
보통 국유기업에서 나오던 '간첩 의심' 언급이 유명 민간 기업 수장의 입에서 나왔단 점에서 충격적이라고 CNN은 짚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