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재협상하라" 충돌한 정청래·김병기…이 대통령 선 긋자

<앵커>

여야의 특검법 합의를 여당이 뒤집는 과정에서 여당 대표와 원내대표가 공개적으로 충돌했습니다. 정청래 대표는 특검법을 다시 협상하라고 지시했고, 김병기 원내대표는 정 대표의 사과를 요구하며 맞붙었습니다.

어떻게 된 건지, 박하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오늘(11일) 아침 출근길에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어제 오후 여야 원내대표가 발표한 특검법 개정안 합의에 대해서 자신은 당황했다고 말했습니다.

[정청래/민주당 대표 : 지도부의 뜻과도 다르기 때문에 어제 바로 재협상을 지시했습니다.]

정 대표와 김병기 원내대표 사이에서 사전 협의가 없었단 말처럼 들렸는데, 그러자 김 원내대표는 당 지도부 등과 긴밀히 소통했었다면서 정 대표에게 공개 사과를 요구했습니다.

[김병기/민주당 원내대표 : (공개 사과 얘기하신 거 어떤 마음에서…?) 어려운 말인가요? 그런 거 할 때 혼자 하나요?]

특검 수사 기간을 연장하지 않기로 했던 어제 여야의 합의 내용을 정 대표가 몰랐던 건지 의문이 따라붙었고, 책임 공방으로 이어졌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오늘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논란이 된 특검법 합의를 자신이 시킨 것 같단 여론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지만, 자신은 "몰랐다"고 밝힌 뒤, 이렇게 강조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 : 철저하게 (내란의) 진상을 규명하고 상응하는 책임을 물어서 이런 거 꿈도 못 꾸게 만드는 건 민주공화국의 본질적인 가치 아닙니까. (정부조직법과) 그거 어떻게 맞바꿔요?]

일부 당원들이 지도부 사퇴를 촉구하는 시위에 나설 거란 말까지 돌았고 결국, 특검법 개정안이 상정되는 국회 본회의 직전, 오후 의원총회에서 정 대표는 당원, 국민, 의원들에게 사과한다면서 수습에 나섰습니다.

"수정안 도출 과정이 매끄럽지 못했던 건 자신의 부덕의 소치"라면서 "묻고 가자"고 말한 겁니다.

김 원내대표는 "특검 수사 기간 15일 추가 연장 때문에 정부조직법 합의까지 깨진 게 맞느냐"고 불만을 드러낸 걸로 전해졌습니다.

정 대표의 사과와 '더 센 특검법'의 국회 통과로 여당 내 갈등은 일단 봉합되는 모양새지만, 여야 원내지도부의 합의에도 강성 지지층의 반발로 합의가 뒤집어지는 상황은, 여권 의사 결정 구조의 현실을 드러냈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영상취재 : 김용우, 영상편집 : 남일, 디자인 : 박태영)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많이 본 뉴스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