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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지대 없다"…이스라엘 대피령에도 가자시티 남는 주민들

"안전지대 없다"…이스라엘 대피령에도 가자시티 남는 주민들
▲ 가자 북부를 떠나는 피란민 행렬 

가자시티 장악을 위한 대규모 지상 공세를 준비하는 이스라엘군이 공식 대피령을 내렸지만 상당수 주민은 가자시티를 떠나지 않겠다며 대피를 거부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현지시간 10일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가자시티 주민 약 100만 명 중 많은 사람이 가자지구 남부의 인도주의 구역이 안전하다는 이스라엘의 약속을 믿지 못한다며 공식 대피령과 관계없이 가자시티를 떠나지 않겠다는 뜻을 굳혔습니다.

전날 이스라엘군은 가자시티의 모든 주민이 알마와시 지역에 마련된 인도주의 구역으로 대피해야 한다고 밝히고 전단 배포와 음성·문자 메시지 발송을 시작했습니다.

아비차이 아드라이 이스라엘군 아랍어 대변인은 SNS를 통해 가자시티를 떠나는 사람들의 영상을 공유하며 "여러분의 안전을 위해 자신과 가족을 보호하라"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주민 중 상당수는 가자시티를 떠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주민 파우지 무프타는 다른 주민들이 대피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가자지구에는 안전한 곳이 없다. 어디에나 위험이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이스라엘의 대피령에도 직원들이 가자시티에 남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WHO는 SNS를 통해 "WHO와 그 파트너들은 가자시티에 남는다"라고 전했습니다.

이스라엘군은 알마와시를 인도주의 구역으로 지정한 뒤 현재 수십만 명의 주민이 그곳으로 대피한 상태인데도 여전히 이 지역을 정기적으로 공습하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습니다.

전날 이스라엘군의 공식 대피령 이전에 가자시티를 떠난 사람은 전체 주민 중 비율이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됩니다.

유엔은 최근 몇 주간 가자시티를 떠나 대피한 사람이 5만 명이라고 추정했고, 이날 이스라엘 안보 당국자는 지난 며칠간 수만 명이 추가로 피란길에 오르면서 전체 대피자 규모가 15만 명으로 집계됐다고 전했습니다.

이스라엘군이 대피령을 내리는 한편 폭격을 강화하면서 가자시티의 인도적 상황도 날로 악화하고 있습니다.

지난 5일간 이스라엘군은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기반 시설이 있다고 주장하며 가자시티의 고층 빌딩들을 폭격했습니다.

주민들은 폭격 개시 20분 전에 대피 통보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지난 24시간 동안 가자시티에서 구호품을 받으려던 12명을 포함해 최소 41명이 이스라엘군에 의해 사살됐습니다.

게다가 이스라엘이 가자시티를 봉쇄하면서 주민들은 굶주림에도 시달리고 있습니다.

국제 인도주의 단체들은 가자시티 주민들에 대한 이스라엘군의 대피 명령이 민간인들의 고통을 가중한다고 규탄했습니다.

헤바 모라예프 국제앰네스티 중동·북아프리카 국장은 "이스라엘군이 가자시티 주민들의 대규모 이주를 명령한 것은 잔인하고 불법적이며,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인들에게 가하는 집단학살 상황을 악화한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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