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잇따르고 있는 아동 유괴 미수사건이 제주와 서울, 인천에서 또 벌어졌습니다. 제주에선 피해를 당할뻔한 초등학생이 범행 차량의 특징을 자세하게 신고해서, 유괴를 시도한 남성을 붙잡을 수 있었습니다.
동은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제주 서귀포시 중문동의 한 골목길에 차량 한 대가 멈춰 섭니다.
운전자가 초등학생 여자아이를 불러 세워 말을 걸자, 놀란 아이가 자리를 피합니다.
그제(9일) 오후 2시 40분쯤, 30대 남성 A 씨가 초등학생 B 양을 유괴하려 한 겁니다.
A 씨는 "아르바이트를 하겠느냐"며 B 양에게 접근했는데, B 양이 거부하며 차량 번호를 보려고 하자 그대로 도주했습니다.
[고명권/서귀포서 형사과장 : (피해 아동이) 휴대전화가 없기 때문에 가까운 파출소로 찾아가서 신고하게 되었고요. 신고 과정 중에 조그마한 차량이라는 그런 특징을 설명해 줘서….]
B 양의 기억을 바탕으로 사건 발생 3시간여 만에 경찰이 긴급체포한 A 씨는 과거 미성년자를 추행한 전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제 비슷한 시각, 인천 서구에서도 달리기를 하던 중학교 여학생에게 차에 태워주겠다며 말을 걸었던 60대 남성이 경찰 조사를 받았습니다.
피해자는 친구들과 함께 학교에서부터 이곳까지 뛰어왔는데, 친구들이 앞서 나가고 피해자가 혼자 있는 사이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이 남성은 "학생이 힘들어 보여 도와주려던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경찰은 미성년자 약취 미수 혐의를 적용해 수사하고 있습니다.
그제 오후 3시쯤에는 서울 관악구에서 60대 남성이 초등학생에게 말을 걸며 손을 낚아채려 했다가 같은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습니다.
이 남성은 "평소 아이들에게 '발레를 하라'는 말을 하는데 뭐가 문제냐"며 범행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지난달 말부터 유괴 미수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학교 일대 순찰 강화 등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태훈·오일령 JIBS, 영상편집 : 박진훈, 디자인 : 최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