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초소형 기지국이 어떻게 작동했는지를 추정할 수 있는 구체적인 사례가 저희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인천에서 첫 피해자가 나왔는데, 이 피해자의 직장은 서울 금천구에 있었고, 매일 출퇴근길에 광명을 지나다닌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경찰은 이 사례를 바탕으로 일부 피해자들의 근무지와 이동 경로 조사에도 나섰습니다.
권민규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기자>
어제(9일) SBS 단독 보도를 통해 인천 거주자 중에는 처음으로 KT 통신사 관련 휴대전화 소액결제 피해자로 확인된 A 씨.
A 씨도 피해자들이 집중됐던 경기 광명시와 서울 금천구 사례들과 똑같이 새벽 시간대에 자신의 명의로 몰래 만들어진 상품권 구매 사이트 계정을 통해 27만 5천 원 소액결제 피해를 당해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그런데, 경찰이 인천 부평구에 사는 A 씨의 직장이 서울 금천구에 있고, 자신의 차로 출퇴근을 할 때 휴대전화 소액결제 피해가 컸던 광명 하안동의 아파트 단지 옆을 매일 지나간다는 점에 주목하고 수사를 진행 중인 걸로 SBS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A 씨/인천 소액결제 피해자 : 광명나들목을 빠져나와서 하안동을 통과해서 금천교를 건너서 제가 직장까지 도착하는 경로거든요.]
경찰이 A 씨가 금천과 광명에 머무는 동안 몰래 설치된 불법 초소형 기지국인 '펨토셀'에 의해 개인정보를 탈취당한 뒤 피해자가 대응하기 어려운 새벽 시간에 범행이 일어났을 것으로 보고 있는 겁니다.
이에 따라 경찰은 관련 피해자들의 근무지와 출퇴근 이동 경로 등 동선이 이번 범행과 연관성이 있는지 확인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KT가 파악한 피해 건수 중 이번 사건 담당인 경기남부경찰청에서 유사성 검토를 마친 피해는 광명 61건, 금천 45건, 부천 6건 등 모두 124건, 피해액은 8천600여만 원입니다.
하지만 A 씨 사례인 인천 부평 1건과 과천 7건 등 다른 지역 경찰서에서 수사가 진행 중이거나 아직 피해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한 피해자들도 상당수 있을 것으로 보여 피해 규모는 더욱 커질 걸로 경찰은 보고 있습니다.
민관 합동조사단이 지금까지 피해가 발견된 곳 이외의 장소에서도 불법 기지국이 접속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밝힌 만큼 알려진 지역 외에서도 관련 피해가 확인될 가능성이 커 이번 사건 파장이 더 커질 전망입니다.
(영상취재 : 하륭·강시우, 영상편집 : 김준희, 디자인 : 방민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