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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 에이즈 '재선충병' 확산에…대전까지 '비상'

<앵커>

'소나무 에이즈'로 불리는 '재선충병'이 올해 들어 급속히 퍼지고 있습니다. 충남에서 지난해보다 방제 건수가 2배가량 늘어난 가운데, 대전에서도 대규모 감염목들이 발견되면서 내륙 확산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박범식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청양의 한 야산.

단풍이 든 듯 모든 소나무의 잎이 시뻘겋게 변했습니다.

소나무재선충병에 감염돼 수백 그루의 소나무가 집단으로 고사한 겁니다.

[전성희/청양군 산림보호팀장 : 보시면 여기 다 빨갛게 쳐져서 보이시잖아요. 이런 나무들이 다 고사 됐다고 보시면 됩니다.]

소나무재선충병이 심각한 건 청양뿐이 아닙니다.

태안과 보령 서해안지역부터 청양 등 내륙지방까지 충남에 소나무재선충병이 광범위하게 확인되면서 지자체에서 긴급하게 방제를 실시했는데, 그 건수가 모두 3천580건으로 지난해에 비해 2배 넘게 늘었습니다.

지난해엔 불과 감염이 4건 발견됐었던 대전도 이미 대청호 인근에서 100그루가 넘는 대규모 재선충병 감염목이 나오며 비상에 걸렸습니다.

올해 소나무재선충병이 감염돼 고사한 소나무입니다.

방역을 위해 30m 반경 소나무 수십 그루를 모두 베어야 합니다.

소나무재선충병은 솔수염하늘소 등 매개체에 기생하는 선충으로 인한 감염병으로, 치료제가 없어 감염되면 100% 치사율을 보입니다.

즉시 방제해야 하는 감염병이지만, 사유지 안의 고사목들은 주인의 허락이 없으면 방제를 할 수 없는 등 법적인 한계가 존재합니다.

[배명준/청양군 산림자원과장 : (소나무재선충병) 감염지에 대한 산주 동의 이 부분이 제일 어려움이 많습니다. 동의가 없으면 사실상 방제는 불가하다. 이렇게 판단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최근에는 방제 속도보다 확산 속도가 더 빨라졌는데, 충남에서 감염목이 지속적으로 늘면서, 소나무재선충병이 충북과 경기도 등 내륙으로 광범위하게 확산될 가능성까지 높아지고 있습니다.

[박정아/충남도 산림휴양과 : 방제 속도보다 지금 확산 속도가 빠른 편이에요. 국가선단지로서 보호해야 될 곳이기 때문에 산림청에서도 예산을 많이 투입해 줄 예정이라고….]

전문가들은 확산 속도를 따라잡기 위해서는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정규원/전 한국산림기술인회 회장 : 경관이나 생태적으로 중요한 지역들, 문화적 자산이 중요한 지역들을 먼저 예방 차원에서 방제를 하고, 일반 지역을 해야 되지 않겠느냐 하는 생각이 듭니다.]

소나무재선충병으로 지난해 고사한 소나무류는 전국에서 400만 그루를 넘어서며 한반도의 산림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최운기 TJB)

TJB 박범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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